폭행·성추행, 끝이 안보이는 軍폭력

(자료사진 / 윤성호 기자)
윤모 일병 폭행사망사건을 계기로 군 부대 내부에서 자행되는 가혹행위와 성추행 혐의가 잇따라 드러나 군 수사기관이 조사에 착수했다.

육군은 20일 "최근 부대 정밀 점검과 설문조사, 면담 등을 통해 가혹행위와 성추행 혐의가 다수 확인돼 조치 중이다"고 밝혔다.

육군에 따르면 경기도 포천의 한 부대에서는 지난 5월 상병이 후임병 2명에게 근무요령을 숙지하지 못했다며 대검으로 신체를 쿡쿡 찌르고 파리를 입 안에 넣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의 한 부대에서는 중사가 병사들에게 수갑을 채워 때리고, 안전벨트로 목을 조르는 등의 가혹행위를 했다는 제보가 접수돼 확인 중이다.

강원도 화천의 한 부대에서는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상병이 후임병 4명을 상대로 대검으로 신체를 쿡쿡 찌르고 폐품으로 반납할 예정인 부식용 냉장고에 들어갔다고 나오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학군단 소속 장교와 예비역교관들이 지난 6월부터 7월까지 하계입영훈련 중인 학군후보생들의 상체를 발로 차고 속옷 차림으로 포복과 머리박기를 시켰다는 혐의가 제기됐다.

선임병이 후임병을 성추행한 혐의도 여러 건 신고돼 조사가 진행 중이다.


경기도 파주의 부대 2곳에서는 지난 4월부터 이달 초까지 병장과 상병이 후임병 6명의 엉덩이를 만지고 껴안은 등의 추행을 하고 임무수행 미흡을 이유로 폭행했다는 신고가 있었다.

또 강원도 양양의 한 부대에서는 일병이 지난달 23일부터 지난 12일까지 손과 발로 후임 일병의 성기를 건드리거나 만지는 등의 성추행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원도 화천의 한 부대에서는 일병 등 3명이 지난 4월 9일부터 5월 26일까지 후임 일병 7명의 볼에 입을 맞추고 귀를 깨무는 등 30여 차례 강제 추행한 혐의가 제기됐다.

강원도 인제의 한 부대에 근무하고 있는 상사는 지난 6월 26일부터 8월 6일 사이에 행정병 5명의 성기를 만지거나 손으로 툭툭 치는 등의 추행을 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군이 운영 중인 피해구제전화인 '국방헬프콜'에는 지난 1일부터 19일까지 758건이 접수되는 등 윤 일병 사건 뒤 피해신고건수가 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육군은 "병영 내에서 구타와 가혹행위, 성추행 등의 행위가 다수 신고된 것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며 "참모총장 특별지시로 이를 근절하는 장병교육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육군은 그러면서 "장난이나 친근감의 표시라는 이유로 이루어지는 병영 악습을 뿌리 뽑기 위한 감찰·헌병 활동을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휴가 중인 사병이 민간인 여성을 성폭행하는 사건도 잇따르고 있다.

경기도 용인의 한 부대에 근무하고 있는 일병은 지난달 16일 휴가 중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스페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지난 13일 구속됐다.

대구의 한 부대에서는 휴가 나온 병장이 지난 13일 차량 뒷좌석에서 중학교 동창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충북 증평에 있는 한 부대에서는 일병이 지난 8일 민간인 선배 동거녀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육군은 "현재 군 수사기관이 사실 관계를 수사하고 있다"며 "피의 사실이 확인되면 엄중히 처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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