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지법 형사 2단독 임해지 부장판사 심리로 21일 열린 첫 재판에서 이 씨 변호인은 이씨가 "딸을 보호하지 못한 책임을 인정한다"며 검찰의 공소사실을 받아들였다.
이 씨는 2011년부터 2013년 10월까지 8살된 딸이 숨지기 전까지 딸이 계모 박모(40) 씨로부터 수년 간 폭행과 학대를 당한 정황을 알면서도 이를 방임한 혐의로 기소됐다.
특히 이 씨는 2011년 5월 경북 포항에 살던 당시 아동보호전문기관으로부터 '딸이 계모에게 신체 학대를 받았다'는 사실을 통보 받고도 이를 무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씨는 경찰과 검찰조사 당시 "출장이 잦아 동거녀 박 씨에게 아이교육을 맡길 수밖에 없었고 훈육 목적으로 때린다는 박 씨의 말을 믿었다"고 진술했다.
임 부장판사는 "이 씨가 혐의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아동복지법상 부모가 자녀를 위해 어느 정도 정신적·사회적 보호의무를 다해야 하는지 법리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음 재판에서 관련 판례나 논문 등의 자료를 제출하라"고 검찰과 변호인 측에 주문했다.
한편 의붓딸을 학대해 숨지게 한 계모 박 씨는 1심에서 상해치사죄가 적용돼 징역 15년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