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21일 NC전 더 뼈아팠던 '3가지 이유'

'좋은 대우, 못 해줘 미안하다' 넥센은 21일 NC 원정에서 선발 김대우(왼쪽)의 호투에도 3-5 역전패를 안았다. 특히 필승조를 내고도 경기 후반 실점하면서 염경엽 감독(오른쪽)의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사진=넥센 히어로즈 제공)
영웅 군단이 공룡 앞에서 또 작아졌다. 넥센이 NC에 또 졌다. 단순히 1패 이상의 충격에 뼈저렸다.

넥센은 21일 창원 마산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NC 원정에서 3-5 패배를 안았다. 아쉬운 역전패로 넥센은 3위 NC에 4경기로 승차가 줄었다.

NC전 열세가 더 두드러졌다. 올해 넥센은 NC에 3승10패로 나머지 8개 팀 중 가장 약한 모습이다. 1위 삼성(4승8패1무)보다 상대 전적이 나쁘다.

NC는 넥센이 포스트시즌에서 만날 확률이 가장 높은 팀이다. 넥센이 정규리그를 2위로 마친다면 플레이오프(PO)에서 3위가 유력한 NC와 만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치열한 4위 다툼을 벌이는 팀들은 모두 승률 5할 이하로 3위와 치르는 준PO에서 떨어질 공산이 크다.

염경엽 감독도 사실상 NC를 염두에 두고 PO를 준비하고 있다. 최근 염 감독은 "삼성을 제치고 1위에 오르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 "2위를 목표로 정규리그를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김대우, 선발 대결 우위에도 후반 역전패

21일 패배가 아쉬운 이유들은 또 있다. 단순한 상대 전적 열세보다 어쩌면 더 큰 아픔을 주는 것들이다.

염 감독은 NC 원정을 앞두고 넥센과 장단점을 분석했다. 결론적으로 NC에 뒤지는 부분은 선발진뿐이라는 것이었다. 이외 타선과 불펜에서는 우위에 있다고 강조했다. 염 감독은 "그동안 우리가 NC에 뒤진 이유는 선발 대결에서 밀렸던 까닭"이라면서 "로테이션에 따라 후순위 선발이 많이 던진 것 같다"고 말했다.

넥센은 다승 1위(17승) 밴 헤켄과 소사(7승2패) 등 원투 펀치는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는다. 그러나 3선발 이후는 불안하다. 문성현(6승3패, 평균자책점 6.82), 오재영(4승6패, 7.16), 강윤구(1승1패, 7.34) 등이다. 반면 NC는 찰리(9승7패, 3.33), 이재학(9승5패, 4.11), 에릭(8승6패, 4.01), 웨버(8승4패, 4.45) 등 상대적으로 안정된 선발진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넥센은 강력한 불펜으로 경기 후반 승산이 있다는 의견이었다. 지난해 홀드왕 한현희와 구원왕 손승락이 버티고 있는 계투진이다. 여기에 올해 3승1패 8홀드 평균자책점(ERA) 2.22의 '파이어볼러' 조상우까지 가세했다. 염 감독은 "NC 선발은 8이닝까지 던진다"면서 "그러나 우리가 5회 정도까지 이기고 있다면 해볼 만하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21일 경기는 염 감독의 말대로 될 만했다. 김대우가 상대 토종 에이스 이재학과 선발 대결에서 버텨줬다. 5⅓이닝 2실점으로 5이닝 2실점한 이재학에 근소하게 앞설 정도였다. 그러나 염 감독이 믿었던 경기 후반 승부가 뒤집혔다.

▲'믿을맨' 조상우-한현희 붕괴…타선도 결정력 부재

특히 믿었던 조상우, 한현희가 무너졌다. 이날 패배가 더 아쉬운 이유였다.

넥센은 2-0으로 앞선 6회 1사에서 김대우가 연속 안타를 맞자 승리조 조상우를 투입했다. 조상우는 이어진 2사 2, 3루에서 이종욱에게 우월 2루타를 맞고 승계 주자 2명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이어 지석훈에게도 적시타를 맞고 2-3 역전까지 허용했다.

7회 넥센은 문우람의 희생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자 7회말 한현희를 투입해 필승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한현희는 김종호를 몸에 맞는 볼로 내보낸 뒤 2사 2루에서 테임즈에게 결승 홈런을 내주면서 고개를 떨궜다. 올 시즌 개인 2패째(2승 2세이브 23홀드)였다.

염 감독은 또 NC 원정을 앞두고 "넥센은 방망이의 팀"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팀 홈런(164개)과 타점(639)개) 1위 넥센 타선은 필요할 때 터지지 않았다. NC보다 2개씩 많았던 10안타 6볼넷에도 3점에 머물렀다. 방망이는 믿을 게 못 된다는 속설도 있지만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었다.

올해 정규리그에서 NC에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는 넥센. 남은 상대전은 6경기다. 과연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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