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협의회는 서신에서 "지난 5월 19일 대통령 담화에서, 철저한 진상규명과 '여야와 민간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포함한 세월호 특별법'을 약속한만큼 더이상 국회에 책임을 넘기지 말고 대통령이 직접 나서 해결해달라"고 호소했다.
교회협의회는 특히, "40일 동안 단식하다 병원으로 이송된 세월호 유가족 김영오씨의 면담 요청에 응해달라"고 요청하고 "만일 김영오씨의 신변에 문제가 생긴다면 국민들의 큰 저항에 부딪힐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도 덧붙였다.
아래는 서신 전문이다.
수 신 : 박근혜 대통령
제 목 : 김영오 면담 요청의 건
하나님의 사랑과 은총이 대한민국의 국정 운영을 위해 애쓰시는 박근혜 대통령과 늘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올해 창립 90주년을 맞는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연합기구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는 “우는 자와 함께 울라”는 성서의 말씀을 따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이후 가족들의 아픔에 함께 아파하며, 그들이 원하는 세월호 참사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지지하며 함께 기도해 왔습니다.
현재 세월호 참사 가족들은 곡기를 끊고 목숨을 건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그리 절박하여 생명까지 걸고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겠습니까? 생명보다 더 귀한 것은 없습니다. 한 생명이 천하보다 더 귀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생명을 살리는 일은 그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우리는 세월호 참사로 304명이라는 소중한 가족과 이웃들을 잃었습니다. 왜 그 많은 사람들이 세월호와 함께 희생되어야 했는지 아무도 모릅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먼저 떠나보낸 가족들의 아픔과 한(恨)은 누가 달래주어야 합니까?
수학여행을 다녀오겠다고 집을 떠났던 사랑하는 딸을 주검으로 만나야 했던 유민이 아빠 김영오씨가 40일 동안 곡기를 끊고 사랑하는 딸이 왜, 어떻게 죽었는지 진실을 규명해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두 번 다시 이런 참사로 아픔을 당하지 않도록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해달라고 절규하고 있습니다. 현재 유민이 아빠의 건강은 매우 위험한 상태입니다. 오늘 오전 더 이상의 단식은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다는 주치의의 판단에 병원으로 이송되었습니다. 하지만 유민이 아빠는 대통령께서 만나주지 않으면 다시 힘겨운 사투를 시작할지 모릅니다.
박근혜 대통령께 간절히 호소합니다. 유민이 아빠의 면담 요청에 응해주십시오. 목숨을 걸고 싸우고 있는 유민이 아빠의 절규에 귀 기울여 주십시오. 왜 그가 목숨을 걸고 곡기를 끊어야만 했는지 들어주십시오. 유민이 아빠의 목숨을 건 사투를 멈추게 해주십시오. 한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대통령께서 꼭 면담에 응해 주십시오.
우리는 지난 5월 19일 대통령께서 발표하셨던 대국민 담화를 기억합니다. 세월호 참사의 모든 책임은 대통령 본인에게 있다고 밝히시며, 철저한 진상규명과 여·야와 민간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를 포함한 세월호 특별법을 약속하셨습니다. 이제 그 약속을 지켜 주십시오. 더 이상 국회에 책임을 떠넘기지 말고 직접 나서서 해결하여 주십시오. 대통령께서 세월호 참사 가족들의 눈물을 직접 닦아주십시오. 그것이 대통령으로서 이 나라의 국민을 지키는 일이며, 비정상적인 국가를 정상적인 국가로 만들어 가는 길입니다.
다시 한 번 대통령께서 유민이 아빠 김영오씨의 면담 요청에 응하시기를 강력히 촉구합니다. 그것이 곡기를 끊고 사투를 벌이고 있는 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길입니다. 만일 유민이 아빠 김영오씨의 신변에 문제가 생긴다면 국민들의 큰 저항에 부딪힐 것임을 엄중히 경고합니다. 이제라도 진정성 있는 자세로 세월호 참사에 대한 명명백백한 진상규명과 가족들이 요구하고 있는 세월호 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직접 나서 해결하여 주십시오. 그것만이 세월호와 함께 침몰해 가는 대한민국을 구하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길이 될 것입니다.
본회도 한국교회와 함께 세월호 참사의 숨겨진 진실이 밝혀지고, 가족들이 원하는 세월호 특별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며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다시 한 번 하나님의 사랑과 은총이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하시기를 기도합니다.
2014년 8월 22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회 장 박 종 덕
총 무 김 영 주
세월호참사대책위원회
위 원 장 이 승 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