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서 석방된 미국 기자 귀국 "협상과정 잘 몰라"

테러집단 알카에다의 시리아 지부 격인 알누스라 전선에 2년간 억류됐다가 지난 24일(현지시간) 전격 석방된 미국인 기자 피터 시어 커티스(45)가 26일 고국으로 돌아왔다.

커티스는 27일 오전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모친 자택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아름다운 수요일 아침"이라며 "본국 생환을 위해 관심을 보인 많은 미국민에게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말했다.

그는 "감옥에서 억류 중일 때 나의 석방을 위해 (여러 사람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사실을 몰랐다"며 "석방 후 내용을 알고 무척 감동했다"고 소감을 말했다.


아울러 "미국 국민이 얼마나 선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친절한지 새삼 깨닫게 됐다"면서 "마음 깊은 곳으로부터 모든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감격했다.

커티스는 그러나 어떻게 풀려나게 됐는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커티스의 가족은 석방 협상에 주도적으로 나선 카타르 정부가 돈을 지급하고 풀려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고 밝혔다.

석방과 동시에 유엔관계자에게 신병이 인도된 커티스는 이스라엘에 머물다가 텔아비브를 출발해 전날 고향인 보스턴의 로건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어머니 낸시와 반갑게 재회한 커티스는 석방에 관여한 미국 정부와 카타르 정부에 사의를 표했다.

'무슬림의 이면 : 예멘으로의 여행'이라는 책을 쓴 커티스는 2012년 10월 영어를 가르치려고 시리아 입국을 시도하다가 터키에서 이슬람 무장 단체에 납치됐다.

그를 억류한 알누스라 전선은 지난 6월와 7월 유튜브를 통해 그의 살해를 암시하는 동영상을 내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슬람 수니파 급진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19일 또 다른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를 참수하는 동영상을 유포한 뒤 상황이 바뀌었다.

국제 사회가 IS의 궤멸을 목표로 손을 잡고 미국이 IS 척결을 위해 시리아 공습을 천명하자 IS와 다른 길을 걸어온 알카에다와 알누스라 전선은 커티스를 전격 석방하고 유화 제스처를 보였다.

정확한 석방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알카에다가 잔혹한 IS와 다른 단체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이뤄진 조치라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는다.

미국 정부는 협상과정에 직접 개입하지 않았고, 카타르가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카에다와 달리 IS는 1년 전 납치한 미국인 여성(26) 인질의 석방 대가로 660만 달러(66억9천만원)와 함께 텍사스 교도소에 수감 중인 과학자 출신 여성 테러리스트 아피아 시디키의 석방을 요구했다고 미국 언론이 26일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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