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정국 장기화, 여야는 이제 추석민심잡기 경쟁돌입

김영오,문재인 단식 풀면서 변곡점 될 듯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8일 오전 국회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기자
세월호특별법의 이달 처리가 사실상 무산돼 파행정국이 장기화되면서 여야는 이제 열흘 앞으로 다가온 추석 민심 잡기 경쟁에 나서고 있다.

새누리당 지도부와 세월호 유가족이 다음달 1일 3차 면담을 갖기로 하면서 이번 주말 사이에 상황이 급변하지 않는 한 세월호 특별법의 이달내 처리는 사실상 물건너 가게 됐다.

이에따라 새누리당은 세월호 유족들에 대한 설득이나 대화와 함께 민생 챙기기 행보를 병행하기로 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은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세월호 진상에 대한 조속한 규명은 물론 빠르고 적절한 지원을 위해서라도 특별법 처리가 하루 속히 이뤄져야 한다"면서 "다음 주가 추석인데 정치가 제기능 찾았다는 말을 듣도록 추석 전에 꼭 풀리길 바란다"고 밝혔다.



세월호 특별법이 사실상 이달안에 처리되기는 어렵게 된 상황을 인정하면서 마지노선을 추석연휴 전으로 보고 여야의 협상이 진행돼야 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저녁까지 세월호 유가족들을 면담한 이완구 대표는 28일 오전에는 안효대 의원 등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함께 서울 가락시장을 방문해 추석 성수기 농축산물 수급상황과 가격동향 등 민생현안을 점검하고 시장 상인들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가락시장 민생현안 점검에 이어 이날 낮에는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가족들을 국회에서 만나 의견을 청취했다.

이자리에서 일반인 희생자 가족대책위는 여야 원내대표가 지난 19일 합의한 사항대로 조속히 세월호 특별법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정명규 대변인은 "너무 늦어지게 되면 유가족들이 많이 지친다. 또 진상을 규명한 이후 처벌 받아야 할 분들의 시간을 벌어주는 격 밖에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故 김유민 양의 아버지 김영오 씨가 46일째 이어오던 단식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28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서울시립 동부병원에 입원한 김 씨의 병문안을 마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이 입장 발표를 하고 있다. 문 의원은 이날 "단식을 시작한 이유는 김영오 씨의 단식 중단을 바래서였다"며 "김 씨가 단식을 중단했으니 나도 중단한다"고 밝혔다. 윤성호기자
이런 가운데 '유민아빠' 김영오씨가 이날 오전 단식을 중단한데 이어 동조단식에 나섰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도 단식을 멈추면서 세월호 해법을 둘러싼 상황은 호전기미를 보이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중도.온건파 의원 15명이 장외투쟁에 반대하는 의견을 개진한 데 이어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28일 트위터에 "장외투쟁을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유민 아빠 김영오씨가 단식을 중단한다는 낭보가 있다. 문재인 의원도 단식을 중단하길 권고하며 이를 계기로 세월호특별법 제정의 고리가 풀리기를 기대한다"는 글을 올렸다.

새정치민주연합 내부에서도 이른바 '회군분위기'가 강해지고 있다.

문재인 의원도 단식중단을 선언하면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최선을 다하겠다. 원래 제가 있어야 할 자리인 국회를 통해서 특별법을 만드는 일에 전념하겠다"면서 세월호 특별법 문제가 이르면 정기국회 전, 늦으면 추석 전까지는 해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의원은 "문제가 잘 타결돼서 국민들께서 편한 마음으로 추석 맞이할 수 있도록 일종의 추석 선물이 되도록 정치권은 노력해야 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세월호 정국의 한가운데 있던 김영오씨와 문재인 의원이 잇따라 단식중단을 선언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으로서도 특별법 처리 압박과 투쟁방식에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하는 상황이 돼가고 있다.

이에따라 이번 주말을 거치면서 세월호 유족들이 내부의 의견을 정리하고 다음달 1일 새누리당 지도부와의 3차 면담을 거쳐 세월호 정국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가면서 우리 국민들이 그야말로 '개운한 추석'을 맞게 될 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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