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일병 가해병사 '살인죄' 적용…근육붕괴, 과다출혈로 사인 변경(종합)

윤 일병 구타 사망사건 현장검증 (사진 = 육군 제공)
28사단 윤 일병 폭행 사망사건을 보강 수사 중인 육군 3군사령부 검찰부는 2일 이모 병장 등 가해병사 4명에게 살인죄를 적용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3군사령부 검찰부, 공소장 변경키로

3군사령부 검찰부는 신체 이상징후를 보였던 윤일병을 피고인들이 인지하고 있었지만 지속적으로 잔혹하게 구타해 숨지게 한 점을 살인죄 적용 이유로 들었다.

주범 이 병장을 비롯해 하모 병장, 이모 상병, 지모 상병 등 윤 일병 가해 병사 4명에 대해 살인의 미필적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의료 지식을 갖춘 가해 병사들이 지속적인 폭행 및 가혹행위로 윤 일병이 사망할 것이라고 예견할 수 있었다는 것이 3군사 검찰부의 판단이다.

이는 가해 병사들이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등 살인의 고의성은 없었다는 28사단 검찰부의 최초 판단을 뒤집은 것이다.

이에 따라 검찰부는 가해 병사들에 대해 주위적으로 '살인죄', 예비적으로 '상해치사죄'를 적용하는 것으로 공소장을 변경했다.

검찰부는 "폭행을 주도한 이 병장의 휴가 기간에도 나머지 피고인들이 잔인하게 구타하고 가혹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나 4명 모두에게 살인죄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공소장에 적시되는 윤 일병 사망원인도 기존 '기도폐쇄에 의한 뇌손상 등'에서 '장기간 지속적인 폭행 및 가혹행위로 인한 좌멸증후군 및 속발성 쇼크 등'으로 변경했다.

좌멸증후군은 구타 등으로 근육 조직의 붕괴가 일어나면서 발생한 유독 물질이 혈액으로 쏟아지면서 각종 장기 등이 이상을 일으키는 현상을 말한다.

속발성 쇼크는 외상으로 대량 출혈이 발생해 순환 혈액량이 감소해 쇼크를 일으키는 것을 지칭한다.


3군사 검찰부는 또 이번에 공소장을 변경하면서 가장 많이 폭행한 이 병장과 하모 병장에게 적용된 '단순폭행' 혐의를 각각 '상습폭행'과 '흉기 등 폭행'으로 변경했다.

아울러 3군사 검찰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된 지휘계통상의 직무유기 혐의와 관련해 대대장 등 5명의 지휘관과 간부를 입건했다.

◈가해병사들 추가 혐의 속속 드러나

3군사 검찰부 보강 수사과정에서 윤 일병 사망 사건 피의자들의 가혹행위가 추가로 드러났다.

지난 3월 10일 이 병장은 윤 일병이 질책을 당하면서 다른 곳을 쳐다봤다는 이유로 세 차례에 걸쳐 관물대 아래 비좁은 공간으로 들어가게 했다.

이 병장은 "개처럼 기어봐라. 멍멍 짖어봐라"라고 강요하고 바닥으로 과자를 던지며 "개처럼 먹어봐"라고 위협했다.

이어 이 병장은 자신의 폭행과 가혹행위가 발각될 것을 우려해 윤 일병에게 "마음의 편지 등으로 고충을 제기하지 말라"고 말하기도 했다.

만일 발설하면 "네 아버지 사업을 망하게 하고 어머니를 섬에 팔아 버리겠다"고 협박했다고 군 검찰은 설명했다.

또 이 병장은 지난 3월 1일 독실한 신자였던 윤 일병이 교회에 가는 것을 막았다. 윤 일병이 교회에 가면 선임들이 남아서 응급대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 이유였다.

아울러 하 병장은 지난 4월 6일 오전 생활관에서 5㎏의 역기를 들어 윤 일병을 내리쳐 폭행하려고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모 상병은 지난 3월 7일 윤 일병이 암구호를 팔에 보이도록 적었다는 이유로 주먹으로 가슴을 5회 폭행했다.

지 상병은 지난 3월 22일 정맥주사를 놓는 방법을 교육하던 중 윤 일병이 실수하자 손바닥으로 얼굴을 1회 때린 혐의도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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