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에 '러브 지하드'까지…인도 종교갈등 우려

힌두 집권당 영향도…이달 보궐선거 앞서 이슬람공포증 활용

최근 이슬람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인도 지부 설치 계획을 밝힌 가운데 인도의 힌두민족주의자들이 결혼을 미끼로 이슬람 개종을 요구하는 소위 '러브 지하드'(Love Jihad) 반대 캠페인을 벌여 종교 간 갈등이 깊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 ABC 방송 온라인판은 4일(현지시간) 힌두 우파 조직들과 정치인들이 러브 지하드에 대 힌두교가 우세한 인도에서 힌두 여성을 세뇌시키기 위한 국제적 음모라고 선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는 힌두교가 81%이고 이슬람은 13%를 차지한다.

보수적인 힌두 활동가 체트나 샤르마는 시골의 젊은 힌두 여성 40여명에게 "이슬람 남자들의 꾐에 빠져 결혼하면 이슬람으로 강제 개종해야 한다"면서 "자식을 두셋 낳고 개종을 거부하면 황산을 끼얹거나 심지어 죽일 수도 있다"고 겁을 줬다.

그러나 당국에서는 아직 힌두 여성들을 개종시키거나 학대하는 이슬람 음모론에 대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한 상태다. 힌두 우파에 대한 비판론자들은 이 모든 것이 난센스라고 일축하고, 이슬람 지도자들은 일종의 '증오 캠페인'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지난 5월 힌두민족주의자들의 지지를 등에 업고 힌두계열 인도국민당(BJP)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가 집권한 이후 힌두 단체 연합은 러브 지하드 반대 캠페인에 더욱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인도에서 가장 인구가 많은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州)에서는 이달 보궐선거를 앞두고 힌두 단체들이 마을을 돌아다니며 러브 지하드 얘기를 퍼뜨리고 일부 BJP 의원들도 이에 가세하고 있다.

힌두 우파 잡지인 판츠자니아는 최신호 커버스토리에서 이슬람 남자들이 파키스탄과 인도에 있는 이슬람 무장단체에서 힌두 여자들을 이슬람으로 개종시키라는 훈련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BJP 소속 의원인 요기 아디티아나스는 전국에 방영된 TV 인터뷰에서 이슬람교도들이 "인도에서 원하는 것을 강제로 할 수 없기 때문에 러브 지하드라는 수법을 쓰고 있다"고 선동했다.

BJP 반대론자들은 이 힌두 정당이 투트랙 전략을 구사한다면서 모디 정부가 경제와 개발을 적극 주창하고 다른 쪽에서는 종교 간 갈등을 조장한다고 말했다.

인도 내 이슬람단체총연합의 자파룰 이슬람 칸 총재는 "모디 총리가 자기 당과 힌두단체에 선동적 메시지를 중단하라고 강하게 얘기했으면 이런 사태가 안 벌어질 텐데 정작 모디 총리는 입을 다물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도 지난 수주 간 러브 지하드 얘기가 인도 주류사회에서 널리 퍼져 일부에서는 폭력적 저항도 있었다면서 심지어 앞으로 10년 내 이슬람 및 기독교 신자들을 모두 강제 개종시키겠다는 움직임이 힌두민족주의 단체인 '민족봉사단'(RSS)에 의해 전개돼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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