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퍼 기성용, 또 다른 가능성 만들었다

8일 오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한국-우루과이 친선경기에서 스위퍼로 출전한 기성용. (박종민 기자)
비록 패했지만 또 다른 가능성을 발견한 경기였다. 바로 '스위퍼 기성용'이라는 전략이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8일 오후 8시 경기도 일산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의 친선경기에서 0-1로 패했다. 후반 24분 프리킥 상황에서 호세 히메네스(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게 헤딩골을 허용했다.

승리는 놓쳤지만, 승패라는 일희일비를 떠나 한국 축구가 구사할 수 있는 전략의 또 다른 가능성을 시사하는 경기였다.

대표팀 감독 대행을 맡고 있는 신태용 코치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6위의 강호 우루과이를 상대로 맞춤 전략을 선보였다.

중원에서 공격의 시작을 담당하는 기성용(스완지시티)을 스위퍼로 내린 것. 기성용은 이러한 신 코치의 의중을 100% 살려내는 플레이를 펼쳤다.

보통 수비들이 안정적인 횡패스를 하는 반면 기성용은 미드필더와 공격에게 바로 찔러주는 종패스를 시도했다.


이는 과거 홍명보의 플레이와도 흡사했다. 오히려 홍명보보다 더 많이 움직이며 공격 기회를 만들어 냈다.

기성용은 경기 내내 오른쪽, 왼쪽, 그리고 후방과 전방을 종횡무진했다. 수비 시에는 스위퍼로서 수비의 중심에 자리했고, 공격 시에는 전방을 비롯해 오른쪽과 왼쪽을 가리지 않고 공을 잡으면 바로 앞으로 찔러줬다.

기성용의 플레이가 빛났던 것은 후반 22분. 최후방에서 공을 잡은 기성용은 최전방의 손흥민에서 단번에 공을 찔러줬다. 기성용이 찬 공은 큰 호를 그리며 경기장을 가로질렀고, 앞으로 달려 들어가는 손흥민에게 이어졌다.

1:1 찬스에서 골키퍼의 선방으로 골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기성용의 존재감을 확실히 보여준 한 방의 패스였다.

수비로서도 100점에 가까운 듬직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특히 전반 43분 에딘손 카바니(파리 생제르맹)에게 가는 공중볼을 헤딩을 따낸 뒤, 쫓아오는 카바니와 거친 몸싸움을 펼치며 끝까지 공을 지켜냈다.

이날 경기로 기성용의 활용 전략은 더욱 많아졌다. 기성용을 어디에 배치하고 어떻게 활용할지, 신임 사령탑 울리 슈틸리케 감독에게는 즐거운 고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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