혜리·김소연…예능 대세와 반전의 상관관계

'진짜 사나이 여군 특집'에 출연한 걸스데이 혜리와 배우 김소연. (자료사진)
대세가 되려면 반전을 겸비하라? 예쁘게 포장된 이미지를 벗어 던지고 예능에 뛰어든 여성 연예인들이 빛을 발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전국은 걸스데이 혜리의 애교로 들썩였다.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 사나이 여군 특집'(이하 '진짜 사나이')에 출연한 혜리가 정들었던 훈련소를 떠나며 울지 말라고 다그치는 터미네이터 분대장에게 눈물 애교를 보인 것.

방송 후 다음 날까지 '혜리 애교'는 주요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서 내려가지 않는 저력을 보여줬다. 의도된 애교가 아닌 이별의 아쉬움 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애교였기에 남성을 비롯, 여성들 사이에서도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다. 잠깐의 리액션으로 혜리는 단숨에 예능 대세로 떠올랐다.

혜리의 대세 행보는 현재 진행형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 거침없는 먹방('음식 먹는 방송'을 지칭하는 말) 등이 무한 긍정 캐릭터를 확실하게 구축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재미를 주고 있다.

특히 걸그룹답지 않게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태도가 매력으로 작용해 많은 시청자들로부터 호감을 얻었다.

결국 '진짜 사나이'를 통해 혜리는 단순히 예쁘기만 한 걸그룹 이미지를 탈피해 특색 있는 고유의 캐릭터를 얻는데 성공했다.

배우 김소연의 기세도 무섭다. 혜리와 마찬가지로 김소연 역시 '진짜 사나이'로 이미지 반전을 일궈내면서 인기를 얻은 경우다.

김소연은 그간 드라마 '아이리스', '투윅스' 등에서 액션 연기와 함께 카리스마 넘치는 여전사 캐릭터를 소화해 왔다. 그래서인지 처음 그가 '진짜 사나이'에 출연한다고 했을 때 많은 이들은 김소연이 멤버들 중 에이스가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뚜껑을 열어 보니 결과는 180도 달랐다. 멤버들 중 김소연이 가장 약한 체력의 보유자였던 것이다. 그러나 정신력만큼은 군대 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그는 훈련에서는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지만 시청자들의 호감을 샀다. 한계에 부딪히면서도 끊임없이 도전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이 김소연이라는 배우를 재평가하는 계기가 된 것이다.

이와함께 몸에 밴 예의와 배려가 힘든 군 생활을 배경으로 한 '진짜 사나이' 속에서 그를 더욱 특별한 존재로 만들었다.

만약 모두의 예상대로 김소연이 카리스마 여전사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재미와 인기,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기는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 예상 가능한 캐릭터보다는 예상 불가능한 캐릭터가 시청자들에겐 더 새롭고 신선하게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로써 김소연 역시 '악바리'라는 별명을 얻으며 다소 고착화됐던 여전사 캐릭터를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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