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AG, 북한 축구경기에 응원함성 '들썩'

시민 300명 열띤 응원…北기자도 이례적으로 기자석 취재

15일 오후 북한과 중국의 남자축구 조별리그 경기가 펼쳐진 인천 문학경기장은 북한팀을 응원하는 함성으로 들썩였다.

북한 응원단의 파견이 최근 남북관계 등으로 이뤄지지 못했지만, 북한 선수단의 공식적인 첫 경기는 외롭지 않았다.

마치 북한의 홈 경기를 보는 것 같은 느낌마저 줬다.

남한의 시민사회·종교계가 구성한 남북 공동응원단 300여 명은 이날 관중석 한쪽에 질서정연하게 모여 꽹과리와 북을 치며 그라운드를 누비는 북한 선수들을 열렬히 응원했다.

이들은 두 손으로 작은 한반도기를 흔들고 막대 풍선을 치면서 "북측 선수 힘내세요", "통∼일조국", "우리는 하나다" 등의 구호를 외쳤다.

북한 선수들이 날카로운 패스와 슛으로 공격에 나설 때 마다 "와∼" 하는 함성이 쏟아졌고 민요 '아리랑'도 울려 퍼졌다.

관중석에는 '북측 선수단을 환영합니다', '우리는 하나다', '북측 선수 으랏차차'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도 걸렸다.

남북 공동응원단의 박경수(40) 사무국장은 "북측 응원단이 오지 않아 실망이 크지만 인천 아시안게임이 평화의 아시안게임이 되고 남북관계 회복의 계기가 되도록 최선을 다해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남북 공동응원단은 오는 20일 북한과 홍콩의 여자축구 예선에는 2천여명의 대규모 인원이 응원에 나설 계획이다.

남북 공동응원단이 아닌 일반 시민도 북한을 응원하는 마음은 마찬가지였다.

인천 인항고의 학생과 교사 500여 명은 북한 선수의 슛이 중국 골대를 아깝게 빗나갈 때 탄성을 안타까워했다.

국가올림픽위원회(NOC) 관계자 등 북측 관계자 20여명도 관중석에서 손에 인공기를 들고 북한 선수들에 힘을 보탰다.

한 북한 여성은 '북한이 이길 것 같냐'는 질문에 "이길 것 같습니다. 응원해야죠"라며 가볍게 웃었다.

관중석에는 북한 선수나 감독들은 눈에 띄지 않았다.

지난 11일 선발대로 인천에 도착한 조정, 여자축구의 선수와 감독들은 훈련 시간과 겹쳐 오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또 북한 사진기자들은 경기장 기자석에서 자국 선수들의 멋진 장면을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 기자들이 국제 스포츠대회의 경기장 기자석에서 취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일부 사진기자들은 필드로 내려가 다른 나라 기자들과 취재 경쟁을 벌였다.

북한 기자단이 이번 아시안게임을 통해 남한에 마련된 미디어촌에 처음 숙박한 데 이어 과거보다 개방적 면모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북한의 일부 취재기자들은 미디어석에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자리가 없어 따로 마련된 자리로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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