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日영사관, 우편배달된 인체유골 방치 논란

미국 시카고 주재 일본 총영사관이 우편으로 배달된 신원 미상의 유골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난 6월 중순 시카고 주재 일본 총영사관에 두개골 2점과 기타 유골이 든 상자가 배달됐다. 그러나 일본 총영사관 측은 석달이 넘도록 이를 경찰에 신고하거나 검시소에 확인 의뢰를 하지 않았다.

경찰은 "일본 총영사관 직원들이 전날 관내 벽장 청소를 하던 중 의문의 상자를 발견하고 신고했다"며 "유골을 시카고 쿡카운티 검시소로 보내 인류학적 감식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우편물 발신일은 6월 14일, 발신지는 미네소타주 로체스터로 확인됐다.

발신자가 동봉한 편지에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과 일본의 격전지) 타이니안 섬에서 전사한 일본군 2명의 유골이다. 일본으로 돌려보내 고국 땅에 안장되도록 해달라"고 적혀있었다.

나카무라 시니치로 일본 총영사는 "유골이 담긴 상자는 벽장에 숨겨져 있던 게 아니라 내 책상 옆에 보관돼 있었던 것"이라며 유골이 적절히 취급됐다고 주장했다.

나카무라 총영사는 "일본 외무성에 이 사실을 보고하고 처리 방안을 논의했다"며 "유골 사진을 찍어 일본으로 보낸 지 2달 만에 병리학자로부터 '일본계 자손이 아닐 것 같다'는 답을 받았다"고 해명했다.

그는 일본 정부가 유골 처리 방안으로 어떤 지시를 내렸는 지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않았다.

시카고 트리뷴은 나카무라 총영사가 애초 "일본 외무성 외에 다른 기관에는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고 했다가 이후 "시카고 경찰과 1차례 이상 의사소통을 했지만 경찰이 특별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항변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 시카고 경찰 답변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나카무라 총영사는 "발신자 추적은 하지 않았다"며 "수사기관이 아닌 우리가 그 일을 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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