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1번을 맡았던 3루수 황재균(롯데)이 아예 라인업에서 빠졌다. 대신 김민성(넥센)이 7번 타자로 들어갔다.
또 3번으로 낙점됐던 나성범(NC)과 6번 김현수(두산)가 자리를 바꿨다. 여기에 지명타자를 2번 손아섭(롯데)에게 맡기는 파격을 단행했다. 지명타자는 거포형 타자가 맡는 게 대부분이다.
나머지는 큰 변화가 없었다. 4번 1루수 박병호-5번 유격수 강정호(이상 넥센)-8번 포수 강민호(롯데)-9번 2루수 오재원(두산)이었다.
타순 변화의 가장 큰 이유는 심리적 요인이었다. 단기전인 만큼 선수들이 가장 편하게 생각하는 타순과 역할을 줬다.
류중일 감독은 일단 "황재균은 최근 훈련에서 타격감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병역 혜택이 걸린 이번 대회에서 자칫 부담감에 부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나성범에 대해서는 "리그에서 성적은 나성범이 좋았지만 첫 아시안게임이라 아무래도 김현수가 더 낫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현수는 국제대회 경험이 많다"고 강조했다. 김현수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이끌었다.
손아섭도 마찬가지다. 류 감독은 "원래 나성범과 김현수를 지명타자로 생각했지만 손아섭한테 물어보니 '지명타자 좋다'고 하더라"면서 "본인 수비가 좀 불안한가 보다"고 웃음을 지었다. 이어 "나성범은 '지명타자가 처음'이라고 했는데 자칫 타격감이 흔들릴 수 있다"고 부연했다.
류 감독은 "장기전이라는 모를까 단기전이라 경험이 중요하다"면서 "큰 변수가 없는 한 이 타순으로 대만과 경기까지 치를 것"이라고 밝혔다. 여러 요인을 고려한 대표팀의 필승 타선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