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EU와 13개국, 리비아 외세개입 중단 촉구 성명

유엔과 유럽연합(EU), 그리고 미국,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등 13개국이 내전 상태에 놓인 리비아에 대한 외세 개입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유엔 등은 22일(현지시간) 낸 공동성명에서 "리비아는 즉각 포괄적인 휴전을 수락하고 평화로운 정치적 대화에 건설적으로 참여해 위기를 해결하라"며 "(이 과정에서) 외세의 간섭은 모두 거부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어 "리비아의 갈등 상황에 대한 군사적 해법은 없다"며 "리비아의 민주화를 저해하고 폭력에 가담한 이들이 책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성명은 지난달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에서 정체 불명의 전투기가 이슬람 민병대를 공습한 사건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미국 당국자들은 이집트와 UAE가 합동으로 공습을 감행했다면서 주변국들이 리비아 내 갈등에 직접 개입해 정국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현재 리비아 내전은 이슬람계 민병대를 퇴치하려는 이집트, UAE, 사우디아라비아 그룹과 반대로 이들을 지원하는 카타르, 터키 그룹으로 주변국이 양분하면서 외세의 세력 다툼으로 번지는 상황이다.

이날 공동성명에는 유엔과 EU를 비롯해 미국, 이집트, UAE, 알제리,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스페인, 튀니지, 터키가 참여했다.

리비아는 2011년 민주화 시위로 무아마르 카다피 독재 정권이 무너진 뒤 과도정부가 들어섰으나 이슬람주의 민병대와 세속주의 세력 간 대립과 무장단체 난립으로 사실상 내전 상태다.

특히 지난 6월 총선에서 패한 이슬람 세력이 별도로 행정부와 의회를 구성하면서 현재 정부와 의회가 각각 2개씩 양립하고 있어 분열이 심화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리비아는 정치적 합의를 이루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리비아의 이슬람·비(非)이슬람계 양대 민병대가 오는 29일 협상에 들어간다고 유엔리비아지원단(UNSMIL)이 21일 밝혔다.

UNSMIL은 이슬람주의 민병대가 최근 새로 선출된 의회를 인정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협상에서 정권 이양식의 장소·시기 등 세부 내용이 논의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한편 새로 선출된 의회는 22일 압둘라 알티니 리비아 총리가 제안한 내각 명단에 합의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지난주 의회는 알티니 총리가 제출한 내각 명단 초안을 각료 수가 16명으로 너무 많다는 이유를 들어 거부했다.

이날 의회가 받아들인 내각은 장관 13명으로 구성됐으며 리비아 국영석유공사(NOC)가 관리하는 석유 부문 장관은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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