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돈만 3조7,000억…캄보디아서 활동, 기업형 도박조직 검거

5년간 수수료 명목으로만 4,700억원 챙겨

자료사진 (사진 = 이미지비트 제공)
캄보디아에 근거지를 두고 대만과 홍콩, 필리핀 등 해외에 서버를 분산해 판돈 3조 7,000억원대 불법 인터넷 도박사이트를 운영한 기업형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 사이버범죄대응과는 지난 2007년부터 5년간 7만 5,000여명의 회원을 모집해 화상카지노와 경륜, 경마 등 도박사이트를 운영해 수수료 명목으로 4,700억원을 챙긴 혐의(도박개장)로 노모(34) 씨 등 9명을 구속하고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은 도박사이트 조직 주범으로 캄보디아에서 잠적한 이모(52) 씨를 검거하기 위해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했다.

경찰은 또 이들 도박사이트에서 판돈으로 10억원 이상을 베팅한 피의자 82명 가운데 79명을 입건하고 남은 3명을 수배했다.

경찰에 따르면 노씨 등은 캄보디아 프놈펜의 빌딩 2채와 단독빌라 1채를 빌려 조직원 80여명과 함께 5년간 각종 도박사이트를 직접 제작하거나 운영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노 씨 등이 제작한 도박사이트에 5년간 입금된 판돈은 총 3조 7,000억원으로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에서 발표한 2011년 기준 연간 해외 원정도박 규모인 2조 2,000억원을 크게 넘어서는 규모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인터넷 도메인 2만 5,000여개, 차명계좌 1,000여개, 사이트 운영서버 400여대를 동원해 사이트 주소를 주기적으로 변경하는 수법으로 경찰의 수사망을 피했다.

도박사이트 접속이 차단되면 홈페이지 주소를 변경한 후 이를 회원들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통보해 운영을 계속했다.

내부 조직도 임원과 팀장, 팀원으로 직급을 구분하고 개발팀과 시스템운영팀, 상황팀 등으로 역할을 세분화해 기업형으로 운영했다.

특히 수사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조직원 상호 간에 실명 공개를 금지하고 '정 이사', '윤 수석', '황 과장' 등 직급으로만 서로를 부르는 치밀함도 보였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도박장 유지를 위해 도메인 관리 비용만 연간 5억원을 들였다"며 "도박사이트 운영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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