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유명 TV 앵커 '정보원' 활동 고백

국방부 "우리와 무관" 이례적으로 성명 발표

루마니아의 한 유명 TV 앵커가 방송 중 자신이 한 정보기관의 정보원으로 활동한 바 있다고 고백한 다음 프로그램 진행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 고백에 루마니아가 충격을 받은 가운데 군 당국은 '무관하다'는 성명을 내놓는 등 전국에 구구한 억측이 나온다고 발칸 뉴스 전문 발칸 인사이트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발단은 루마니아의 TV와 라디오 진행자로 인기가 높은 로베르트 투루세스쿠가 지난 21일 방송 도중 "나는 중령 계급의 비밀 정보 장교였다"며 "나는 신을 저버리지 않고, (그리스도를 팔아넘긴) 유다가 되지 않겠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수년간 나를 짓누른 부담을 내려놓은 지금 이 순간이 매우 행복하다"며 홀가분해 한 다음 "나를 용서해주길 바란다"며 프로그램 진행자 자리를 사임하겠다고 덧붙였다.


투루세스쿠는 많은 정치인을 인터뷰하는 '의혹의 순간'이라는 제목의 TV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가수 겸 작곡자로도 널리 알려졌다.

루마니아에는 경찰과 국방부 등이 운영하는 정보기관이 모두 7개에 이른다. 대부분 정보기관이 '노코멘트'로 일관했으나 국방부는 "투루세스쿠와 관련해 발표할 게 없다"는 이례적인 내용의 성명을 내놓았다.

저널리스트인 카탈린 톨로탄은 "대개 언론과 정보기관이 공존하는 측면이 있다고 인정하더라도 특정인이 두 역할을 동시에 수행한다면 민주사회에서는 비정상인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트라이언 바세스쿠 대통령은 이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난 대통령 선거 후보 중 상당수가 비밀 정보원으로 활동한 전력이 있다며 이 문제를 말끔히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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