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핸드볼은 아시안게임에서만 11개의 금메달을 땄다. 1990년 베이징아시안게임부터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까지 6연패를 달성했고,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석연치 않은 판정 탓에 동메달에 그친 뒤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다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하지만 최근 남자 핸드볼은 중동의 파워가 무섭다. 특히 귀화 선수들이 즐비한 카타르는 남자 핸드볼이 아시안게임 2연패를 위해 꼭 넘어야 할 상대다.
일단 4강까지는 무사히 올라갔다. 예선에서 일본과 인도, 대만을 차례로 격파했고, 본선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오만 등 중동 3개국과 한 조에 편성됐지만, 3연승으로 4강에 진출했다.
다만 김태훈 감독의 눈에는 경기력이 여전히 맘에 안 든다.
한국은 카타르를 대비해 빠른 공격을 준비했다. 키가 큰 카타르 수비가 정돈되기 전에 빠르게 공격하는 전술이다. 하지만 부상 선수들이 많았던 탓에 제대로 훈련을 못했고, 예선과 본선 6경기에서도 이런 전술을 보여주지 못했다.
김태훈 감독은 "일본전까지는 괜찮았다. 일본전이 끝난 뒤부터 처졌다. 감독 입장에서는 보이지 않는 욕심을 부리는 것 같다. 힘도 들어가고, 패턴대로 하지 않았다"면서 "예선도 안 좋은 상태에서 이겼다. 본선도 마찬가지다. 그걸 고친다면 카타르가 아무리 강해도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록 준비한 전술은 펼치지 못했지만, 오히려 다행일 수도 있다. 전술이 읽히지 않았기 때문.
김태훈 감독도 "뚜렷한 약점은 보이지 않지만, 분명 약점은 있다"면서 "지금까지 연습한 전술이 안 나와 상대가 방심할 수도 있다. 예선, 본선 경기 내용이 좋지 않았다. 안 좋은 상황에서 결과가 나왔으니 전력을 안 보여준 셈이다. 그게 나온다면 이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훈 감독의 말대로 카타르는 어려운 상대다. 결국 빠른 공격과 정신력이 금메달을 향한 비책이 될 수밖에 없다.
김태훈 감독도 "다른 건 없다. 정신력이다. 그런 가운데 생각하면서 싸워야 한다"면서 "힘과 힘, 기술과 기술로 붙으면 세계적인 선수들이 귀화한 카타르에 모든 면에서 불리하다. 절실한 마음, 죽는다는 마음, 일대일로 붙어서 쓰러져 나온다는 마음으로 상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단 상황은 나쁘지 않다. 4강까지 이틀의 휴식이 있고, 부상으로 고생하던 유동근과 정수영, 정의경이 살아나고 있다.
김태훈 감독은 "유동근은 2~3일 정도면 회복이 될 것 같다"면서 "정수영도 부상 때문에 힘들어했고, 리듬을 못 찾았는데 오늘 좀 찾은 것 같다. 정의경도 올라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