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에 울었던' 최보민, 활·이름 다 바꾸고 AG 2관왕

27일 오전 인천 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서 진행된 인천아시안게임 양궁 컴파운드 여자 단체 결승전에 출전한 최보민. 황진환기자
2002년 고등학생 때 처음 양궁 대표팀에 선발됐고, 2006~2008년 한창 세계무대를 휩쓸던 최은영이라는 궁사가 있었다. 2007년 독일 라이프치히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박성현, 이특영과 함께 단체전 금메달도 목에 걸었다. 개인전에서도 정상급 기량을 과시했다.

하지만 이듬해부터는 최은영을 사대에서 볼 수 없었다.

부상이었다. 최은영은 활 시위를 당겨야 하는 오른쪽 어깨의 인대와 연골이 손상되면서 선수 생활을 접어야 할 위기를 맞았다. 너무 아파 활 시위를 당길 수 없었다. 수술을 받았지만, 여전히 선수 생활 여부는 불투명했다.


2010년 최은영은 고(故) 신현종 감독에게 부탁해 컴파운드로 종목을 바꿨다. 활 시위를 당겨 힘으로 버텼다가 놓은 리커브와 달리 컴파운드는 활 시위를 당겨 고정시킨 뒤 격발 스위치를 누른다. 또 손상된 안쪽 어깨 대신 바깥쪽 어깨를 사용하면서 활을 쏠 수가 있었다.

최은영은 활과 함께 이름도 바꿨다. 최은영 대신 최보민(30, 청주시청)이라는 새 이름으로 컴파운드 활을 들었다.

그리고 최보민은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다시 날아올랐다.

27일 인천 계양아시아드양궁장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양궁 여자 컴파운드 개인전과 단체전을 석권하며 2관왕에 올랐다.

단체전에서는 석지현(24, 현대모비스), 김윤희(20, 하이트진로)와 손발을 맞춰 대만을 229-226으로 제압했다. 이어 열린 개인전 결승에서는 석지현을 144-143으로 누르고 다시 한 번 시상대 가장 높은 자리에 올랐다.

더 이상 리커브 궁사 최은영은 없다. 이제는 아시안게임 컴파운드 2관왕 최보민으로 사람들의 머리에 남아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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