궈쥔린·천관위에 침묵한 韓 거포들, 마지막에 웃었다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거포인 국가대표 4~6번 타자 박병호(왼쪽부터)와 강정호, 나성범. (황진환/박종민 기자)
야구 대표팀 류중일 감독은 27일 중국과 4강전에 앞서 "아무래도 이번 대회 한번도 나오지 않은 장샤오칭이 나올 것 같다"고 대만과 결승전 선발을 예상했다. 이어 "뭐 어떤 투수가 나오든 우리 선수들이 잘 공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대만 선수들의 공은 빠르지만 세기가 좀 모자라더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다.

일단 대만은 28일 결승전 선발로 아마추어 궈쥔린(대만체대)을 내세웠다. 첫 예상부터 틀린 셈이다. 예상이 틀렸으니 궈쥔린을 공략하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4번 박병호(넥센), 5번 강정호(넥센), 6번 나성범(NC)로 이어지는 한국을 대표하는 거포들이 궈쥔린에게 꽁꽁 묶였다. 궈진린과 두 차례씩 상대했지만, 누구도 살아나가지 못했다. 게다가 1회초에는 무사 만루에서 박병호, 강정호의 연속 삼진, 나성범의 1루 땅볼로 찬스를 날렸다.


1회말 선취점을 뽑은 대만은 5회초 한국이 동점을 만들자 곧바로 천관위를 투입했다. 천관위는 지난 24일 한국과 조별리그 2차전에서 4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던 투수.

이번에도 한국은 천관위를 공략하지 못했다. 5회초 2사 1, 2루에서 김현수의 타구를 대만 유격수가 악송구하면서 역전에 성공했지만, 그게 끝이었다. 6회초 박병호, 강정호, 나성범이 차례로 나섰지만, 결과는 삼자 범퇴였다. 이대로 패할 경우 패배에 대해 덤터기를 쓸 수 있는 상황.

하지만 2-3으로 뒤진 8회초 거포들이 힘을 냈다.

물론 시원한 홈런포는 없었다. 하지만 1사 1, 3루에서 박병호가 바뀐 투수 뤄지아렌에게 볼넷을 골라내며 찬스를 뒤로 이어줬고, 강정호가 몸에 맞는 공을 동점 타점을 올렸다. 이어 나성범이 2루 땅볼을 쳐 3루 주자 김현수를 홈으로 불러들였다. 4-3 역전이었다.

흐름을 탄 한국은 계속된 2사 2, 3루에서 황재균이 2타점 적시타를 때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올해 박병호가 48개(1위), 강정호가 38개(2위), 나성범이 29개(5위)의 홈런을 기록 중이다.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거포들이다.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는 셋이 합쳐 볼넷 1개, 몸에 맞는 공 1개가 전부였다. 기대했던 홈런포도 없었지만, 팀 플레이로 금메달에 힘을 보탠 거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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