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대표팀 류중일 감독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 뒤 온통 안지만(삼성) 이야기 뿐이었다. 승리의 원인은 당연히 안지만이었고, 대만 야구에 대한 질문이 나와도 결론은 안지만으로 끝났다.
그럴 만했다. 안지만은 2-3으로 뒤진 7회말 무사 1, 3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2이닝을 실점 없이 막았다. 침묵했던 타선이 8회초에만 4점을 내 역전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도 안지만을 헹가레 칠 정도로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슈퍼히어로는 바로 안지만이었다.
류중일 감독은 28일 대만을 6-3으로 꺾고 금메달을 딴 뒤 "1회초 무사 만루에서 4~6번 타선에서 점수를 못내 조금 찝찝했다. 거기서 2~4점 정도 났으면 쉽게 경기를 풀었을 텐데 어려운 경기가 됐다"면서 "승부처는 7회말 무사 1, 3루에서 안지만이 무실점으로 막아 우리 쪽으로 경기 흐름이 온 것 같다"고 안지만을 칭찬했다.
안지만이 7~8회를 잘 틀어막았고, 그 사이 타선이 8회초 4점을 뽑아냈다. 9회말에는 임창용(삼성)과 봉중근(LG)이 이어 던지며 승리를 지켜냈다. 안지만이 완벽투를 선보이면서 마지막은 계획대로 딱딱 들어맞았다.
류중일 감독은 "김광현도 잘 던졌다"면서 "하지만 안지만과 임창용, 봉중근은 리그 최고의 중간과 마무리다. 순서대로 올리려 계획을 가지고 경기했다"고 설명했다.
질문이 나올 때마다 안지만의 이름이 빠지지 않았다.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었냐'는 질문에도 "7회 무사 1, 3루에서 1점을 뺏겼다면 경기가 어렵지 않았나 싶다. 누누이 말하지만 안지만이 큰 경기를 잡아줬다"고 말했고, 대만 선발 궈쥔린에 대한 질문에도 "1회초 위기를 넘겨서 그런지 2회부터는 변화구도 잘 던졌다. 1회에 점수를 냈으면 무너졌을 텐데. 또 이야기하지만 7회초 무사 1, 3루에서 안지만이 너무 잘 던졌다. 계속 머리에 남는다"고 또 한 번 안지만을 칭찬했다.
안지만은 소속팀 삼성에서도, 대표팀에서도 필승조다. 점수를 안 주는 것이 가장 큰 임무다. 뒤에 있는 7명의 야수를 믿고 정면 승부를 펼쳤고, 최고의 결과를 만들어냈다.
안지만은 "지고 있어서 큰 부담은 없었다. 올라가서 막아야겠다는 생각은 했다. 팀에서도 점수를 안 줘야 하는 역할을 맡고 있고, 대표팀에서도 점수를 무조건 안 주는 임무를 맡고 있다"면서 "감독님이나 팬들이 모두 점수를 안 주길 바랐을 것 같다. 내 뒤에 7명의 듬직한 선수들이 있어서 편안하게 던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