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공습' 아랍女 조종사, "나라 지키는 데 남·녀 따로 없어"

아리암 알만수리 (사진=유튜브영상 캡쳐/자료사진)
"고도의 훈련이 매우 잘 된 군인이다. 전투준비태세가 갖춰진 조종사이며, (이번) 작전을 잘 이끌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시리아 공습에 참가한 조종사 아리암 알만수리(35)에 대한 요세브 알 오타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대변인의 평가다.

알만수리 조종사가 특별히 언급된 이유는 그녀가 최근 미국과 아랍 5개국이 벌인 시리아내 ‘이슬람국가’(IS)에 대한 공급 작전에 참여한 유일한 여성 조종사이기 때문이다. 여자조종사는 미국에서도 소수일 뿐만 아니라 아랍 국가 중에서는 더욱 드물다. 알만수리는 현재 UAE 공군 전투기 'F-16블록 60기종 비행전대'의 편대장이다.

아랍 국가의 여성들은 사회 진출은 쉽지 않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여성들의 운전조차 금지할 정도다. 그나마 UAE는 여성의 정치·경제활동 참여 정도를 수치화한 '여성권한척도'에서 아랍 22개국 중 1위로 다른 아랍 국가들에 비해 여성들에 대한 사회적 속박이 덜한 편이다.

아부다비에서 태어나 7남매와 함께 자란 알만수리는 가족과 친구들에게 "조종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말해왔다고 한다. 하지만 여자 조종사는 고등학교졸업 당시에는 허용되지 않았다. 그녀는 우수한 성적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해 공군사관학교에 입학할 수 있었지만, 지원서조차 낼 수 없었다. 결국 알만수리는 일반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미국 CCN에 따르면, 알만수리는 "(고교 졸업 당시에는) 조종사가 되기 위한 문은 여자들에게 열려있지 않았다"며 "그래서 조종사가 되기 위해 10년 가까이를 기다렸다"고 말했다.

2003년 마침내 UAE정부가 여자도 공군사관학교의 입학을 허용했다. 알만수리는 영문과를 졸업하자마자 공사에 지원했고, 2007년 졸업과 함께 소위로 임관하게 됐다.

알만수리는 "우리 모두는 분쟁지역에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모든 시민들을 (만일의 사태에) 대비시켜야 한다"며 "남자나 여자나 모두 자신의 나라를 지키는 데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그녀는 조종 헬멧을 쓸 때도 이슬람 여성들이 목과 어깨 등을 가리는 '히잡'을 착용한다. 지난 5월에는 UAE정부로부터 국민훈장을 수여받기도 했다.

한편 알만수리가 전세계적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반면 정작 그녀의 집안으로부터는 비난을 받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그녀의 가족이라고 주장하는 한 익명의 사람은 성명을 통해 "알만수리가 시리아와 이라크를 부당하게 공격하는 연합군에 동조했다"며 "은혜를 모르는 자"라고 밝히면서 '의절'을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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