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용규(23, 당진시청)-정현(18, 삼일공고)는 29일 인천 열우물경기장에서 열린 '2014 인천아시안게임' 결승에서 사남 싱-사케스 미네니(인도)를 2-0(7-5 7-6<2>)로 누르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8년 만에 나온 남자 복식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다. 1986년 서울 대회 김봉수-유진선이 마지막이었다. 4년 전 광저우 노 골드에 그쳤던 한국 테니스 전체로도 2006년 도하 대회 남자 단체전 이후 8년 만의 금빛 스매싱이다.
경기 후 정현은 "정말 기쁘고 꿈만 아니길 바라는 느낌, 그것 말고는 더 이상 할 말이 없다"고 벅찬 소감을 밝혔다. 임용규도 "28년 만의 복식 금메달에 우리도 첫 금이라 기쁘다"면서 "현이가 잘 믿고 따라왔고, 많은 관중의 응원으로 좋은 성적을 냈다"고 형다운 의젓함을 보였다.
이날 경기는 변수도 있었다. 2세트 5-5로 맞선 정현의 서비스 경기 도중 비가 내려 약 한 시간 정도 승부가 중단된 것. 그러나 둘은 흔들리지 않고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우승을 일궈냈다.
임용규는 당시 비가 멎기를 기다리던 상황에 대해 "경기를 하고 있어서 별다른 얘기는 안 했고 '서로 믿고 포기하지 말자'고만 했다"면서 "휴식 시간에는 (경기에서) 리턴을 어떻게 해야 될지 등을 생각했는데 개인적으로 괜찮았다"고 말했다.
당초 이들은 단식이 주종목이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전략적으로 복식조를 맺은 케이스. 때문에 호흡에 다소 문제가 있을 수 있었다. 그러나 정현은 "국제대회를 다니면서 기회 될 때마다 (임용규와 복식을) 많이 해봐서 부담이 없었다"면서 "지난해 몇 차례 했고, 올해는 많이 맞춰봤다"고 일축했다.
그동안 고생했던 기억도 훌훌 날렸다. 정현은 "어제 4강전 승리 뒤에는 힘든 것도 좋았다"면서 "이긴 순간부터 지금껏 힘들었던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는다"고 고교생다운 설렘과 패기를 보였다.
임용규도 "대회 전에 워낙 발이 아파서 경기 못 뛰는 상황도 있었다"고 회상한 뒤 "이번 아시안게임에 인생 최대의 모험을 걸어보자 했는데 힘든 것 없이 얻는 것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