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쉬람 사리타 데비(인도)가 시상대에서 내려와 메달을 은메달리스트 박진아(25, 보령시청)의 목에 걸어준 것. 어리둥절해 하던 박진아는 메달을 돌려주려 했지만 데비가 받아주지 않자 시상대 위에 올려두었다.
전날 4강전 판정에 대한 불만의 표시였다. 전날 데비는 박진아와 4강전에서 접전 끝에 0-3 판정패를 당했다. 3명 심판 모두 39-37, 박진아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라이쉬람을 비롯해 인도 선수단은 거세게 판정에 항의했다.
결국 하루가 지나서 메달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예기치 못한 상황에 박진아는 "당황스럽다"면서 "데비가 메달을 돌려주면서 뭐라고 얘기했지만 알아듣지 못했다"며 당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전날 경기에 대해 박진아는 "판정에 대한 말을 들었지만 개의치 않는다"면서 "판정은 심판이 결정할 문제"라고 말했다. 이승배 대표팀 감독도 "우리도 이번뿐만 아니라 다른 국제대회에서도 판정에서 손해를 볼 때가 많았다"면서 "복싱은 사람이 보기 때문에 언제든 말이 나올 수 있는데 어제 경기는 박진아의 유효타가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메달을 반납한 데 대해서는 "나는 동메달을 받기 위해 여기 온 것이 아니다"면서 "최소한 결승에 진출해 금이나 은메달을 받을 자격이 있는 선수"라고 밝혔다.
홈 텃세에 당했다는 것이다. 데비는 "한국이 여는 대회에서 한국 선수이기 때문에 이런 결과를 얻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도 코치는 "이런 게 스포츠 정신인지 한번 묻고 싶다"며 기자에게 반문하기도 했다. 한국에 거주한다는 한 인도 팬은 "어제 경기를 보고 모두들 화가 났다"고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메달을 반납한 소감에 대해 데비는 "지금 나는 영혼이 자유롭고, 행복하며 구원을 받은 느낌"이라며 후련한 표정을 지었다. 데비의 뒤에는 한 인도 팬이 '당신은 챔피언입니다'는 문구를 들고 서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