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후유증이 만만치 않다. 대표 선수들은 아시안게임은 물론 앞서 스페인 농구 월드컵 출전과 훈련까지 약 5개월 동안 강행군을 소화해왔다. 환희의 여운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들은 11일 개막한 '2014-2015 KCC 프로농구'에 출전했다.
아시안게임 이후 겨우 일주일 만이다. 휴식도 제대로 취하지 못하고 소속팀에 녹아들기 위해 훈련에 들어갔다. 체력적으로 지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승 주역 김종규(23, LG)는 11일 모비스와 개막전에서 28분 가까이 뛰면서 2점 3리바운드에 그쳤다. 지친 모습이 역력했고, 그나마 2점도 자유투로 넣었다. 야투 9개가 모두 빗나갔다. 지난 시즌 김종규는 평균 10.7점, 5.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역시 대표팀에서 뛰었던 김선형(26, SK)은 12일 삼성전에서 시즌 첫 경기를 마친 뒤 "마치 프로 한 시즌이 끝나고 곧바로 새 시즌을 맞는 듯한 느낌"이라면서 "휴가를 받아야 하는데 다시 시즌을 치르는 느낌"이라고 털어놨다. 김선형뿐 아니라 다른 대표 선수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그나마 김선형은 대표팀에서 출전 시간이 많지 않았던 경우였다. 문경은 SK 감독은 "선형이는 대표팀 경기에서 2~3분, 길면 10분 정도를 뛰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런 김선형도 부담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김선형은 선배 양동근(33, 모비스)을 걱정했다. 김선형은 "동근이 형 경기를 봤는데 벤치에 앉아 있는 모습이 정말 퀭하더라"며 웃으면서도 "선수끼리는 보면 안다. '형이 정말 힘들구나' 생각이 들었다"고 안쓰럽게 말했다. 이어 "그나마 나는 어린 편이라 괜찮지만 형들은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더욱이 올 시즌은 득점 제고를 위해 경기가 더욱 빨라졌다. 어지간한 파울은 불지 않는 방향으로 경기가 흐르기 때문에 체력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2002년 부산 대회 이후 12년 만에 금메달을 합작한 농구 태극 전사들, 그러나 크나큰 영광만큼이나 무거운 체력 부담의 짐을 안은 채 시즌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