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승락 "선발? 1이닝씩 6번 던지면 됩니다"

'선발로 이렇게 던지면 되지' 포스트시즌에서 전격 선발 전환 가능성이 제기된 넥센 마무리 투수 손승락.(자료사진=넥센 히어로즈)
넥센이 가을야구를 위한 필승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바로 마무리 손승락(32)의 선발 투입이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17일 목동 홈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SK와 시즌 최종전에 앞서 "손승락을 PS에서 선발로 쓰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빈약한 선발진 때문이다. 넥센은 20승 투수 밴 헤켄과 9연승을 구가 중인 소사 외에 3, 4선발이 약하다. 지난해 PS에서 실패한 것도 밴 헤켄과 나이트 외에 믿을 만한 3선발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넥센은 지난해 두산과 준플레이오프(PO)에서 2연승 뒤 내리 3연패, PO 진출이 무산됐다.


염 감독은 "본인에게도 얘기했고, 팀을 위해 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고 전했다. 이어 "인천아시안게임 휴식기 동안 선발 투입을 염두에 둔 훈련을 진행했다"고 덧붙였다. 이럴 경우 뒷문은 한현희-조상우 필승 카드가 상황에 따라 맡게 된다.

손승락은 팀을 위해서는 선발이든, 마무리든 가리지 않겠다는 각오다. 이날 경기에 앞서 손승락은 "1이닝씩 6번 던지면 되는 것 아니냐"면서 "만약 선발로 등판한다면 마무리와 같다는 생각으로 나설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경험도 있다. 손승락은 넥센의 전신 현대에서 2005년과 06년 선발로 뛰면서 11승15패를 기록했다. 손승락은 "경찰청에서도 2년 동안 선발로 나와 4시즌을 보낸 셈"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경기당 투구수가 적었던 터라 무리할 경우가 우려된다. 손승락도 "5시즌 동안 마무리로만 뛰어서 선발 전환하면 부상 걱정이 되긴 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나 큰 문제는 아니라는 의견이다. 염 감독은 "지난해까지 투구 뒤 점프 동작이 있었다"면서 "준PO에서 4이닝을 던진 뒤 힘들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올해는 본인이 그런 동작을 줄였다"면서 "본인이 원하고 있기 때문에 투구수 8~90개 정도는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승락도 "휴식기 동안 선발 투수처럼 던져봤다"면서 "또 시즌 뒤 PO까지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결정이 된다면 적응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까지 통산 세 번째 세이브왕을 차지하는 손승락. 과연 선발 전환 승락이 넥센의 가을야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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