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 기본·공격 다양' 흥국생명 거미줄 배구, V-리그 강타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오른쪽)과 김수지. (자료사진=KOVO)
흥국생명에게 최근 세 시즌은 악몽이었다. 두 시즌 연속 5위에 그치더니 지난 시즌에는 최하위 수모까지 겪었다.

결국 흥국생명은 신임 박미희 감독과 함께 새로은 컬러 찾기에 들어갔다. 뜨거운 여름에 장대비 같이 굵은 땀방울을 쉴 새 없이 흘렸다. 국가대표도 없어 손발을 맞추기도 수월했다. 덕분에 2014-2015시즌을 앞두고 박미희표 '거미줄 배구'가 완성됐다.

그리고 V-리그 여자부에 흥국생명의 돌풍이 강타했다.

흥국생명은 지난 19일 첫 경기에서 챔피언 GS칼텍스를 잡았다. 23일 현대건설에 졌지만, 26일 준우승팀 IBK기업은행마저 쓰러트렸다. 이어 28일에는 FA 영입으로 우승을 노리는 도로공사마저 3-0으로 셧아웃시켰다. 3승1패, 승점 8점으로 여자부 1위를 달리고 있다.

비결은 하나다. 바로 박미희 감독이 시즌 전부터 공언한 '거미줄 배구'다. 핑크 스파이더스라는 팀명도 있지만, 끈끈한 팀 플레이를 하겠다는 의지였다.

'거미줄 배구'에서 수비는 기본.


흥국생명은 [디그 성공+(리시브 정확-리시브 실패)]/세트수로 매겨지는 수비 부문에서 2위에 올라있다. 박미희 감독 역시 "공격력은 부족하지만, 수비에서 끈기 있게 받아올려 상대가 1번에 득점할 때 우리는 3~4번에 득점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두 자리에서 질주 중인 흥국생명. (자료사진=KOVO)
사실 흥국생명은 공격력이 약하다. 외국인 선수 루크를 제외하면 흔히 말하는 두 번째 공격수가 없다. 국가대표 루키 이재영은 첫 경기를 뛴 뒤 재활에 전념하고 있다. 대신 진짜 거미처럼 사방팔방에서 공격이 터지는 것이 흥국생명의 장점이다.

물론 공격수가 부족한 탓에 루크가 40% 이상의 공격 점유율을 갖는다. 하지만 세터 조송화가 다양한 공격 루트로 볼을 배급한다.

실제 기록을 살펴보면 기업은행전에서 루크의 공격 점유율은 44.44%, 도로공사전에서는 49.02%였다. 대신 센터 김혜진과 김수지, 레프트 박성희의 공격 점유율이 두 경기 모두 10%를 넘었다. 레프트 곽유화도 10% 정도의 공격 점유율을 기록했다. 루크가 막혀도 공격 루트가 다양했다는 의미다.

박미희 감독도 "첫 경기에서 김수지의 공격 점유율이 3%를 기록했다. 그래서 세터 조송화에게 끌어올리가고 주문했는데 두 번째 경기에서 11%를 찍었다"고 최근 승리 비결을 밝혔다.

이미 언급됐지만, 다양한 공격은 역시 수비에서 나온다. 조송화는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하신다. 루크도 있고, 센터에 수지, 혜진 언니도 있어 아무나 줘도 잘 처리해줘 좋다"면서 "지난 시즌에 비해 리시브가 정말 좋아졌다. 속공이 잘 되니 사이드 공격도 연쇄적으로 잘 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흥국생명은 여전히 이재영이라는 카드가 남아있다. 국가대표에서도 기량을 입증한 이재영이 가세하면 또 다른 공격 옵션이 생긴다. 단순히 초반 돌풍에 머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는 이야기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