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과 손잡은 중앙대 '2년간 성적표'는?

중앙대학교(총장 박범훈)가 대기업 두산과 손 잡은지 2주년을 맞으면서, 그 성과를 두고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기업 경영 방식을 대학에 접목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학내 갈등과 관련, '성장통'이냐 '고질적 진통'이냐를 두고 학교측과 교수 학생들 사이에 극명한 시각 차를 나타내고 있는 것.

지난 2008년 6월 박용성 두산중공업 회장이 중앙대학교의 이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중앙대는 대내외적으로 큰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

중앙대는 5일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2년간의 성적표에 스스로 후한 점수를 매겼다.

학교측은 법인 교체 이후에 예산 절감 및 행정의 투명성을 높였으며, 엄격해진 학사관리를 통해서 대외 경쟁력을 강화했다고 평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성과는 넉넉해진 살림살이다. 중앙대는 올 한해 두산측에 850억원을 받는 등 전폭적으로 예산을 지원받고 있으며, 이는 시설확충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학교측은 설명했다.

학교에서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학과 구조조정이다.

학문단위 재조정안이 이사회를 통과함에 따라 2011년부터 기존 18개 대학, 77개학과가 10개 대학 46개학과로 개편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계열별 단과대학을 2개씩 묶어 이를 총괄하는 5명의 '책임부총장제'가 시행된다.

불필요한 학문단위를 줄이고, 책임부총장제를 통해 경쟁 체제를 강화한 것이다.

하지만 중앙대의 거침없는 행보에 따른 부작용과 우려도 잇따르고 있다.

대학을 경쟁과 효율의 논리로만 이끄는데 대해 구성원들 상다수가 반기를 든 것이다.

중앙대 교수협의회와 총학생회에서 학문단위 구조조정에 대해 반대의 뜻을 분명히하자, 학교측은 지난 5월 반대 시위를 벌인 학생들을 강제 퇴학시켜 논란을 빚었다.

구조조정을 반대한 학생들이 무더기로 중징계를 받은 이후, 학내 분위기는 다소 침잠하다.

교수협의회 관계자는 "소극적인 입장의 교수들도 많아 현재 학내 동력이 부족한 상태"라면서 "여러 대학과 연대하는 등 새로운 방향을 모색해 보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내부에서도 2년간의 성적표는 극명하게 엇갈린다.

김누리 중앙대 독어독문과 교수는 "지난 2년간 두산이 학교에 들어와서 보여준 것은 대학이 기업의 하위기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사실"이라며 "재벌식 경영으로 학내 민주주의가 붕괴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업 경영의 접목으로 시험대에 오른 중앙대. 이미 비슷한 행보를 걷고 있는 타대학들의 모델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학교측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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