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말 바꾸기에 소비자 '분통'

신제품 교환해 준다던 LG전자…명예훼손 거론하며 강업적으로 돌변

LG냉장고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생산한 전자제품을 구입한 40대 주부가 하루하루 속을 태우고 있다.

제품에 하자가 발견되자 업체측은 새 제품 교환을 약속했지만 지키지 않은데다, 항의하는 소비자에게 오히려 명예훼손을 거론하는 오히려 강압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 포항에 사는 주부 유 모(45)씨는 지난해 12월 한 가전 양판점에서 고민 끝에 LG냉장고를 구입했다.

양판점 직원이 LG냉장고를 적극 추천하며 유 씨의 마음을 흔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냉장고를 설치한 첫날부터 문제가 발생했다.

냉장고의 핵심인 냉각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우유를 비롯한 음식물이 상한 것은 물론, 냉장고 칸 선반은 빠지지 않는 등 곳곳에서 하자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냉장고를 설치했던 직원은 현장에서 문제점을 인정하며 본사에 확인을 요청했다.

며칠 뒤 유 씨 집을 찾은 LG의 연구원 역시 냉장고 하자를 인정하며 “해당 제품의 문제점들을 개선한 신제품이 조만간 출시된다. 환불하지 않고 사용하면 출시 즉시 교환해주겠다”며 제안했다.

유씨는 “쓰던 냉장고를 교환하는 것이 말이 되냐”면서 “대금을 돌려 받고 새 냉장고를 구입하겠다”며 환불을 요구했지만 연구원의 거듭된 설득과 부탁에 마음을 돌렸다.

그러나 제품 교환 약속은 제 때 지켜지지 않았고, 신제품이 출시 된지 몇 달이 지나서야 이를 알게 된 유 씨는 수차례 항의한 끝에 냉장고 구입 반년 만인 지난 5월에야 제품을 교환받을 수 있었다.

더 큰 문제는 여기서 부터였다.

교환한 냉장고의 한쪽 면은 심하게 긁혀 있었고, 옆면 등에는 여기저기 페인트 자국이 보이는 등 신제품이라고는 도저히 생각 할 수 없는 제품이 도착했기 때문이다.

이후 유씨는 다시 여러차례 LG에 항의하며 환불을 요구했지만 해당 회사는 오히려 “우리의 잘못은 맞지만 (새제품 교환을 통해 회사에) 손해를 보게 할 수 없고, 국가적 (자원)낭비도 있는 만큼 상품권을 줄 테니 해결하자”는 식의 비상식적인 말만 되풀이했다.

게다가 유 씨가 소비자보호원과 언론 등을 통해 자신의 억울함을 알리겠다고 하자 LG 소비자민원 책임자는 “명예훼손이 얼마나 무서운 죄인지 아느냐”는 등 고압적인 태도로 일관했다.

이에 대해 CBS가 취재에 나서자 소비자민원 담당자는 "관련 내용에 대해 밝힐 의무가 없다. 홍보팀을 통해 관련 사실을 알아보라"고 말했고, 홍보팀 역시 담당자 출장을 이유로 답변을 피했다.

유씨는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피해를 입은 당사자에게 오히려 고압적이고 폭력적인 말과 행동을 보이는 것은 ‘고객을 위한 가치창조’와 ‘인간존중의 경영’ 등 LG 스스로가 내세운 기업 윤리 규범 자체가 무의미했다는 것을 알수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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