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만명 피처폰 사용자의 한숨…"피처폰이 사라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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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이드폰, 효도폰, 폴더폰 등으로 불리던 피처폰이 멸종 위기에 처하며 피처폰 사용자들이 휴대전화 시장에서 외면당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피처폰 사용자들이 통신3사의 휴대전화 가입자의 절반 가량임에도 불구하고, 통신사와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이 국내 시장에서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전략에 집중하며 피처폰 생산을 등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15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말 기준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가 보유한 피처폰 사용자는 휴대전화 가입자 5,000만명의 절반 가량인 2,200만명(SKT 1,170만명·KT 600만명·LG U+ 410만명) 가량으로 추정된다.

지난 2009년 스마트폰 시대가 도래하며 스마트폰 가입자가 폭증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국내 통신3사가 가지는 피처폰 가입자 규모는 스마트폰 가입자와 비교해 뒤떨어지지 않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들 피처폰 가입자를 대체할 신규 피처폰은 지난해부터 급감하기 시작해 올해들어 생산이 현격히 줄어들었다.

2010년까지만해도 통신3사에서는 한해동안 60여대의 신규 피처폰을 쏟아냈지만, 지난해에는 18대로 전년 대비 70% 이상로 급감했다. 급기야 올해에는 현재까지 SK텔레콤과 KT에서 각각 2대씩만을 출시하고 있는 것이 전부다.


반면, 통신3사가 쏟아낸 스마트폰은 ▲2010년 50대 ▲2011년엔 70여대 ▲2012년(8월 현재) 40대 가량이다.

특히, 휴대전화 제조업체들은 향후 피처폰 라인업을 더 줄일 것으로 예상돼 이제 피처폰은 중고매매 시장에서나 찾아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용산의 대리점 한 관계자는 "피처폰을 구매하러 오는 소비자의 발걸음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새롭게 출시되는 피처폰은 해가 지날수록 줄어들고 있고 올해에는 신규 출시가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피처폰이 '멸종 위기'에 놓인 것은 수익을 쫓는 통신사와 제조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피처폰 고객보다 스마트폰 고객의 가입자당 평균 매출(ARPU)이 높아 피처폰 고객을 스마트폰 고객으로 유인하는 것이 매출 증대로 이어진다.

실제 피처폰의 ARPU는 2만원대인데 반해 스마트폰 ARPU은 4만원대, LTE ARPU는 5만원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제조사입장에서는 고가인 스마트폰이 매출 볼륨을 키워줄 뿐만 아니라, 마진폭도 피처폰보다 커 영업이익 증대에 매력적이다.

현재 피처폰 사용자들은 ▲업무상 문자만 받을 수신용 단말을 쓰는 경우 ▲복잡한 기능이 필요없이 전화와 문자 기능만을 사용하는 경우 ▲저렴한 기본요금 이외 추가 통신비 부담을 꺼려하는 경우 ▲피처폰 자체를 좋아하는 경우 등의 이유로 피처폰을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피처폰이 생산이 되지 않게 되면, 이들 피처폰 사용자들은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비싼 요금제와 고가의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이 때문에 피처폰 사용자들은 자신들에게 다양한 새로운 피처폰을 고를 수 있는 선택권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피처폰 사용자인 김 모(40)씨는 "휴대전화를 전화와 문자용도로만 사용하고 있어 휴대폰 사용요금이 기껏해야 3만원도 채 안나온다"며 "사용용도가 분명한데 굳이 스마트폰을 쓸 이유가 있느냐"고 토로했다.

이어 "최근 약정만기로 새로운 피처폰을 고민하고 있는데 해를 거듭할수록 신규 피처폰이 줄어드는 것 같다"며 "피처폰도 고를 수 있도록 다양한 제품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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