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저소득 증명서 가져오라 해야돼"

경남 무상급식 중단위기…마산여고 신진용 교장 인터뷰

"내년부터 가정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에게 무상급식을 받기 위해 저소득 증명서 가져오라 해야 됩니다. 그 아이들은 의기소침해 질 수 밖에 없습니다"

홍준표 경남지사가 무상급식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힌데 대해 마산여고 신진용 교장(경남 초중등교장협의회 회장)은 학생들이 받게 될 상처를 가장 많이 걱정했다.

다음은 경남CBS <시사포커스 경남>(제작 손성경 PD)과의 6일 인터뷰 전문.



■ 방송 : FM 106.9MHz (17:05~17:30)
■ 진행 : 김효영 기자(경남CBS 보도팀장)
■ 대담 : 경남 초중등교장협의회 회장 마산여고 신진용 교장선생님

◇ 김효영>홍준표 지사의 무상급식 지원 중단에 대한 학교 교장선생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경남 초중등교장협의회 회장을 맡고 계십니다. 마산여고 신진용 교장선생님. 안녕하십니까?

◆ 신진용> 네. 반갑습니다.

◇ 김효영> 먼저 홍준표 지사의 무상급식 예산지원 중단 발표 들으셨을 때 심정이 어떠셨습니까?

◆ 신진용> 여러 가지로 저희들은 혼란스럽고 예기치 못한 내용에 대해서 걱정스럽게 생각합니다.

◇ 김효영> 지금 수능이 며칠 안 남았습니다.

◆ 신진용> 네. 그렇습니다.

◇ 김효영> 혹시 학교 안에서 이 문제 때문에 혼란스럽거나, 선생님들이 힘들어하시거나 이러지 않을까 걱정이 돼요. 어떻습니까?

◆ 신진용> 우리학교는 시 지역에 있는 학교이기 때문에 저소득층 학생을 빼고는 일반학생는 유상급식을 하고 있기 때문에…우리 학교의 문제는 아닙니다. 그러나 약 470여곳 되는 중·고등학교에서는 전체적으로 그런 문제가 있습니다.

◇ 김효영>교사, 학부모, 학생의 반응은 어떻습니까?

◆ 신진용>지금 정확하게 학생과 학부모들이 이 사안에 대한 이해가 정확하게 됐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현재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 구체적으로 수렴한 통계자료도 없습니다. 아직까지는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효영> 하지만 곧 피부에 와닿겠죠?

◆ 신진용> 그렇습니다. 학생들이 돈을 내게 되고, 전에는 돈을 내지 않고 무상급식을 했다가 돈을 내게 되면 상당히 민원이 생길 수 있고 불만이 나타날 것으로 예측이 됩니다.

◇ 김효영> 어제 기자회견도 하셨죠?

◆ 신진용> 네. 경상남도에서 갑자기 감사통보를 하고 급식비 지원 중단을 선언해서 학교가 혼란에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경상남도가 경상남도교육청을 감사한다는 것은 월권행위입니다. 감사는 혼란을 초래하게 되고 또 우리 교원들이 그런 것과 연관해서 업무가 가중될 것이고 그것은 또 피해가 학생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으로 생각됩니다.

어쨌든 경상남도가 경남교육청을 감사하는 것은 교육의 자주성을 훼손하는 행위다.
이렇게 생각해서 어제 기자회견을 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교육자이지 범죄자는 아니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동안 경상남도의 지도감독을 받아왔고 자료제출 요구가 있을 때는 자료를 충분히 제출해드렸고 그 결과 이상이 없다는 통보까지 받았습니다.

그리고 잘 아시다시피 무상급식이라는 것은 이미 정착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도민들의 교육적 요구가 현재는 실현되어있는 단계입니다.

홍 지사도 무상급식을 지원하겠다고 도민과 약속을 했습니다. 학생도 도민이지 않습니까. 학부모도 도민이고…

저희들은 그런 쪽의 말씀을 드렸고 어쨌든 학교의 무상급식 지원해오던 것이 계속되기를 요구한다는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 김효영> 제가 대놓고 여쭤보겠습니다. 일부는 이렇게 얘기도 합니다. 학교급식 비리 진짜 심각하기 때문에 도가 저렇게 감사까지 하겠다는 것 아니냐?
어떻게 답변하시겠습니까?

◆ 신진용> 하하하(웃음) 그것은 홍 지사께서 주장을 그렇게 해 나가는 것인데 실제로 그렇지 않습니다.

학교는 교육청의 감사를 지속적으로 받아오고 있고 앞에 말씀드린 것처럼 경상남도의 지도감독을 성실히 받아왔습니다.

그리고 거기에서 요구해오는 자료를 제출했고, 이상이 없다는 통보를 받은 내용입니다. 경상남도와 홍지사가 주장하는 부분은 저희는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김효영> 그리고 홍 지사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돈이 많으면 무상급식 얼마든지 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돈이 없지 않느냐? 어떻게 답변하시겠습니까?

◆ 신진용> 저는 근본적으로 이렇게 생각합니다. 지금 현재 무상급식은 정착했습니다.

또 다른 복지를 하기 위해서는 재원이 마련된 다음에 또 다른 복지로 넘어가야하는데
현재 정착된 무상급식을 줄여서 또 다른 복지로 쓰려고 하는 것 때문에 생기는 혼란이라고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 김효영> 누리과정 말씀하시는거죠?

◆ 신진용> 네. 그렇습니다.

◇ 김효영> 세금을 거둬서 새로운 정책을 펼쳐야하는 것이지, 기존 복지정책을 없애버리고 새로운 복지정책을 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 신진용> 네. 그렇습니다. 무상급식은 정착이 되어서 이미 유상급식인지 무상급식인지 모르게 우리 가까이에 있습니다.

또 다른 복지를 하기 위해서는 재원이 확보되었을 때 해야 하는데, 그런 것을 하기 위해서 지금까지 정착된 무상급식을 중단한다는 것은 도민의 입장, 그리고 우리 교장들의 입장에서 이해할 수 없습니다.

◇ 김효영> 알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걱정하는 게 선별적으로 저소득층 아이들에게만 무상급식비를 지원할 경우에 아이들이 상처를 입지 않을까 이런 걱정이거든요?

◆ 신진용> 일단은 학기 초가 되면 선별적으로 지원하게 되면 '무상급식을 받을 학생은 저소득증명서를 가져오너라.' 이런 과정이 있게 되고 학생들이 증명서를 받아와서 학교에 제출하는 과정에서 학생들 사이에서 누구누구는 증명서를 내고 무상급식을 하구나…

고학년에 올라갈수록은 괜찮겠지만 저학년으로 내려갈수록 학생들이 의기소침하고 소외감을 받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 김효영> 아무리 조심한다고 해도 그 얘기는 다 새어 나가는가 보죠?

◆ 신진용> 그렇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그런 과정이 있었습니다.

◇ 김효영> 아이들이 상처받는 일만은 없었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선생님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들어야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신진용> 감사합니다.

◇ 김효영> 지금까지 마산여고 신진용 교장선생님이었습니다. 아이들이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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