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비주류' 한교원의 극적인 인생역전

빠른 발 하나로 K리그 정복 후 대표팀까지 입성

한교원은 처음으로 선발 출전한 자신의 네 번째 A매치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분명한 눈도장을 찍었다. 박종민기자
그야말로 '인생역전'을 보여주는 분명한 한 방이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4일(한국시각) 요르단 암만의 킹 압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르단과 평가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경기 내용은 한국이 다소 우세했지만 이 경기에서 유일하게 터진 골은 한교원(전북)이 몸을 던져 만든 헤딩골이 유일했다.

한교원에게 이 골은 자신의 축구인생에 분명한 전환점이다. 그동안 주목받지 못하는 선수로만 살아왔던 한교원은 자신의 네 번째 A매치, 첫 선발 출전에서 모두의 축하를 받는 득점까지 성공했다.

국가대표로 골까지 넣은 한교원이지만 프로 입단 전까지 그의 축구인생은 철저하게 '비주류'였다. 충주상고 시절 주전으로 활약했지만 수도권 대학에 한교원의 자리는 없었다. 결국 조선대에 입학하기로 했지만 자리가 없어 결국 같은 재단의 조선이공대 창단 멤버로 프로축구선수의 꿈을 키웠다.

비록 주목받는 팀의 선수는 아니었지만 대학리그에서 한교원의 활약은 단연 돋보였다. 하지만 흔히 말하는 축구 명문 대학의 선수가 아닌 탓에 프로팀의 러브콜은 없었다. 하지만 2011년 K리그 신인 드래프트 당시 인천 유나이티드의 지휘봉을 잡고 있던 허정무 전 감독으로부터 5순위 지명을 받아 프로 데뷔 기회를 얻었다.


신인 지명 순위에서도 알 수 있듯 한교원의 기대치는 크지 않았지만 인천 입단 후 한교원은 자신의 장기인 빠른 발을 앞세워 주전으로 도약했다. 데뷔 첫해부터 29경기에 출전해 3골 2도움의 준수한 활약을 펼친 한교원은 2012년에는 28경기 6골 2도움, 2013년은 36경기 6골 2도움으로 인천의 주축 선수로 확실한 자리매김에 성공했다.

지방 출신의 그저 그런 선수로 남을 뻔했던 한교원은 인천 입단 후 3년간 빠르게 성장했고, 결국 올 시즌을 앞두고 K리그 클래식의 전북 현대로 전격 이적했다. 인천에서 보여준 경기력에 비해 전북은 한교원은 생각보다 적은 이적료에 영입했다. 하지만 경기력만큼은 절대로 저렴하지 않았다. K리그에서 손꼽히는 선수들이 포진한 전북으로 이적한 첫 해부터 주전 자리를 꿰찼다.

K리그 클래식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하는 한교원에게 생애 첫 태극마크의 기회는 자연스럽게 찾아왔다. 인천 시절 런던올림픽을 앞둔 홍명보 감독의 호출을 받았던 한교원은 끝내 그라운드를 밟지 못하고 소속팀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브라질월드컵에서 부진한 성적에 그친 축구대표팀이 새로운 감독 체제를 준비하던 9월 A매치에서 한교원은 역사적인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3-1로 승리한 경기에서 후반 막판의 교체 출전이었지만 한교원에게는 잊을 수 없는 A매치 첫 출전이었다.

이후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정식으로 잡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K리그 경기장을 집적 찾아다니며 발견한 선수 역시 한교원이다. 10월 A매치에서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은 한교원은 파라과이, 코스타리카와 경기에서 후반 교체 투입됐다.

그리고 대망의 11월 A매치에서 대표팀 선발 출전이 기회가 왔다. 비록 소속팀에서 맹활약하는 붙박이 오른쪽 측면 공격수 이청용(볼턴)의 휴식 차원에서 주어진 선발 출전이지만 한교원은 마치 먹잇감을 물어뜯는 맹수처럼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요르단을 1-0으로 꺾는 결승골을 터뜨리며 슈틸리케 감독은 물론, 축구팬의 머릿속에 한교원이라는 이름 석 자를 분명하게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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