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자옥 남편 "용기와 위로 건넨 너무 고마운 사람…"

'있을 때 잘해' 가수 오승근…외환위기 파고·투병 함께 넘어 온 동반자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배우 故 김자옥의 빈소가 마련된 가운데 남편 오승근이 눈물을 보이고 있다 . 김자옥은 2008년 대장암 수술을 받았고 최근 암이 재발해 항암 치료를 해왔으나 14일 저녁 병세가 급속히 악화 돼 중환자실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왔다. (사진=공동취재단)
배우 김자옥의 별세 소식에 각계각층의 애도 물결이 이어지는 가운데, 투병기간을 포함해 결혼생활 30년 내내 고인의 곁을 지켜 온 남편 오승근의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오승근은 '빗속을 둘이서' '있을 때 잘해' 등으로 잘 알려진 포크 록·트로트 가수다. 1984년 당시'눈물의 여왕'이라 불리며 톱스타 반열에 올라 있던 김자옥과의 결혼 소식을 전해 세간의 커다란 주목을 받았던 그다.

부부는 존중을 담은 의미에서 서로를 '아빠' '엄마'라는 애칭으로 불렀다고 한다. 애인이자 친구로 서로를 대하며 사는 것을 부부생활의 모토로 여겼던 두 사람이었으니, 어쩌면 너무도 당연한 일이었으리라.

목소리만 들어도 서로의 기분이나 컨디션을 간파했던 부부였기에 주변에서는 그들을 두고 자연스레 천생연분이라 불렀다.

결혼하던 해 아버지의 건축 인테리어 사업을 물려받아 승승장구하던 오승근은 1990년대 초 업종을 여행사로 변경한다. 하지만 1998년 외환위기의 거대한 파고를 넘지 못하고 부도를 맞게 된다.

결국 사업을 접은 오승근은 "노래를 해보는 게 어떻겠냐"는 아내의 권유로 컴백을 준비했다. 그는 '공주는 외로워'라는 곡으로 아내와 인연을 맺고 있던 태진아의 도움으로 2002년 트로트 '있을 때 잘해'로 히트를 치며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다.


이제는 고인이 된 김자옥은 당시 재산 70억여 원을 날리고 신용불량자가 된 남편 오승근에게 일말의 속상한 내색 없이 "힘내라"며 용기와 위로를 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승근은 수년 전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지금도 그 생각만 하면 너무 고마워서 죽을 때까지 잘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고인이 된 부인의 곁을 지키면서 그가 얼마나 커다란 상실감에 젖어 있을지 짐작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한편 고 김자옥은 16일 오전 7시 40분 생을 마감했다. 향년 63세.

앞서 고인은 2008년 암 수술을 받았고 최근 재발해 항암 치료를 했으며, 14일 저녁 병세가 급속히 악화돼 중환자실에서 입원 치료를 받아 왔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14호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9일이다. 유족으로는 남편 오승근과 아들 영환 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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