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건창과 박병호, 강정호, 앤디 밴 헤켄이었다. 모두 경쟁력이 있었다. 서건창은 최초로 한 시즌 200안타(201개) 고지를 밟았고, 박병호는 11년 만의 50홈런(52개), 강정호는 유격수 최초 40홈런-100타점(117개), 밴 헤켄은 7년 만의 20승을 달성했다.
결과는 서건창의 압승. 이날 발표된 야구기자단 투표에서 서건창은 전체 99표 중 77표를 받았다. 박병호가 13표, 강정호가 7표를 받았다. 20승을 올린 밴 헤켄은 한 표도 얻지 못했다.
박병호와 강정호는 후배의 수상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신고 선수 출신으로 업적을 쌓은 서건창의 수상을 예상했다. 박병호는 "기록상 내가 받을 수 없었다"며 웃었고, 강정호도 "전혀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대신 강정호는 내년 시즌을 다짐했다. 시상식 뒤 강정호는 "내년에 열심히 해서 MVP를 받겠다"고 강조한 뒤 "미국에서요"라고 취재진에게 살짝 귀띔했다.
강정호는 올 시즌 뒤 구단 동의 하에 해외로 진출할 자격을 얻었다. 이미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 에이전트와 계약을 맺었다. 현지에서는 1500만 달러 이적료 예상이 나오고 있다. 다만 한 시즌을 끝까지 소화할 체력과 수비에서 단점도 지적되는 상황이다.
본인은 그러나 미국행에 대해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강정호는 "나를 얻는 팀은 그야말로 행운일 것"이라면서 "내년 내가 뛰는 모습을 보면 알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광현(SK)과 양현종(KIA) 등의 포스팅 소식도 알고 있다. 강정호는 "김광현이 예상보다 낮은 액수(200만 달러)의 포스팅 입찰액이 나왔는데 실제로 경기에서는 잘 던질 것"이라면서 "현종이도 그렇고 나도 모두 잘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강정호는 다음 달 포스팅 요청을 할 예정이다. 한국시리즈 이후 편도선이 부어 고생하고 있다는 강정호는 "일단 쉬면서 몸을 만들고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