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 김선영 깜짝 활약 "마음 고생 좀 했어요"

도로공사는 올 시즌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혔다. 정대영과 이효희라는 베테랑 FA를 영입한 덕분이다.

하지만 서남원 감독은 고민이 많았다. 공격에 대한 고민이었다. 라이트에는 3년차 니콜이 버티고 있지만, 레프트에서 뛸 선수들의 기량이 비슷비슷했기 때문이다. 황민경이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고예림, 김선영, 그리고 라이트에서 포지션을 바꾼 문정원을 두고 고민을 거듭했다.

일단 문정원이 레프트 한 자리를 차지했다.

서남원 감독은 2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NH농협 V-리그' 인삼공사와 원정 경기를 앞두고 "문정원이 왼손이라 레프트 공격에서 각이 안 나와 고민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서브도 이제 안정되면서 기용하기 더 편해졌다. 당분간 고정이고, 나머지 한 자리는 기회를 누가 잡느냐다"라고 설명했다.

고예림을 선발로 세웠지만, 지난 17일 GS칼텍스전에서 리시브가 좋지 않았다. 결국 1세트 중반부터 황민경이 뛰었다.


서남원 감독은 "고예림은 지난 흥국생명전에서 리시브 미스가 많았다. 오늘은 김선영이 나선다"면서 "사실 황민경 만한 선수가 없는데 몸 상태가 조금 안 좋다. 아직은 조커로 기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선영은 올 시즌 4경기에 출전해 14점이 고작이었다. 출전 기회 자체가 적었다. 하지만 인삼공사전에서는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도로공사 승리를 이끌었다. 15점에 공격성공률 50%. 만점 활약이었다.

덕분에 도로공사는 인삼공사를 3-1(23-25 25-20 25-17 25-14)로 제압하고 5승3패, 승점 14점이 됐다. 순위도 단숨에 2위까지 올라섰다.

사실 앞선 경기에서 김선영에게 기회를 안 준 것은 독기를 품게 하려는 서남원 감독의 작전이었다. 일부러 두 번째 리베로 역할까지 맡겼다. 서남원 감독은 경기 후 "그동안 좀 놀려둔 것이 약이 됐다. 그동안 서브 리시브 미스를 하면 도망가고, 움츠러들었다. 실수해도 도망가면 안 된다. 그래서 제2 리베로도 시켰다"고 말했다.

김선영도 모처럼 활약에 활짝 웃었다. 김선영은 이미 경기 전날 선발 통보를 받은 뒤 마음을 비웠다. 부담 없이 공격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김선영은 "몇 경기 못 뛰어 솔직히 마음 고생을 했다. 오히려 부담 없이 했다. 잘 하려고 하면 몸에 힘이 들어가 아무 생각 없이 했다"면서 "어제 갑작스럽게 연습을 했는데 솔직히 아무 생각 안 했다. 이기고 싶다고, 내가 들어가서 이겼으면 하는 생각만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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