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한 철판 작업을 하는 비정규직들은 목숨이 위험한 작업장에 투입되고 있으나 안전대책이 소홀하며 일부는 체불임금을 신고할 수도 없는 열악한 다단계 도급구조의 피해를 보고 있다.
광주CBS는 큰 차별을 받으면서도 주목받지 못하고 있는 지역 비정규직들의 현장을 시리즈로 보도한다.
오늘은 첫번째로 원자력발전소 돔 내에서 정규직과 똑같이 정비업무를 하고 있지만 청소나 경비노동자들보다 적은 월급을 받고 있는 원전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을 취재했다.[편집자 주]
김 씨는 "올해 7년째 근무하고 있는데 연봉은 1,700만원 정도다. 발전소내의 청소직과 경비직 등 다른 비정규직보다 임금이 적다. 다행히 안사람의 직장이 있기 때문에 생활이 되고 있지만 혼자 버는 사람은 생활이 안된다. 비정규직원 가운데 총각, 노총각이 많은데 생활이 안되기 때문에 결혼은 꿈도 꾸지 못한다"고 하소연 했다.
정규직원들과 함께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비정규직들은 적은 월급을 받고 있지만 복지는 아예 없다.
"원자력발전소는 화기를 다룰수 없는 곳이기 때문에 정규 직원들은 도시락 시켜 점심을 먹는다. 정규직원들은 한끼 5~6천원하는 도시락을 시켜 먹을수 있지만 비정규직은 한달에 10만원 이상 점심값으로 지출할수 없다. 때문에 도시락을 싸가지고 다니고 점심시간에 한 켠에서 10여명이 도시락을 먹다 보니 일부는 서서 먹기도 한다. 복지는 아예없다."
원전 경정비 비정규직들이 이런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은 다단계 도급구조 때문이다.
한빛원전의 청소나 경비 노동자들은 한빚원전 도급업체 소속이지만 경정비 비정규직들은 한국수력원자력으로부터 도급을 받아 정비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한전KPS로부터 재도급을 받는 업체소속이다.
한국수력원자력로부터 2차 도급을 받는 업체의 사장과 현장대리인 상당수는 한전KPS 출신으로 일종의 먹이 사슬을 형성하고 있다고 공공비정규직노조는 주장했다.
실제로 한빛원전의 경정비 2차 도급 업체 9곳 가운데 4곳의 사장이 한전KPS 출신이며 현장 대리인은 2명이 한전KPS 출신이다.
공공비정규직노조는 이를 원전마피아의 최하부구조라고 말하고 있다.
공공비정규직노조 전남지부 박성철 지부장은 "한수원 하청 협렵사인 KPS 근무 하다 다시 협력사 사장이나 현장소장으로 가 간접노무비로 임금을 착취하는 구조이다. 한수원 출신이 부품 납품하는 회사를 세우거나 취업해 부품을 납품하는 것이 원전 마피아의 최상부 구조라면 한전 KPS 출신이 정비업체 만들어 비정규직의 임금을 착취하는 것은 원전 마피아의 최 하부구조라 할수 있다. 이처럼 원전마피아들이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쭉 퍼져있다"고 주장했다.
원가 절감을 위한 다단계 도급구조의 피해자들인 원전정비 비정규직은 한지붕 아래에서 정규직들과 불편한 동거를 하면서 해가 지날수록 더 벌어지는 임금차이 때문에 상대적 박탈감을 더 강하게 느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