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감독에서 사퇴한 뒤 지난 8월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출국, 재충전의 시간을 가진 홍명보 전 감독은 한국 국적의 전·현직 축구선수 가운데 유일하게 아시아축구연맹(AFC)이 출범 60주년을 기념해 제정한 명예의 전당에 헌액되는 등 여전히 한국 축구를 대표하는 아이콘이다.
지난달 30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2014년 AFC 시상식에 참석했던 홍 전 감독은 오랜만에 국내에서 열린 공식 행사에 자신의 이름을 내건 장학재단의 이사장 자격으로 나타났다.
8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팔레스호텔에서 열린 '하나은행과 함께하는 Share the Dream Football Match 2014' 공식 기자회견에서 밝은 표정으로 취재진과 인사를 나눈 홍 감독은 "월드컵 끝나고 잘 지냈다. 여러분 앞에 다시 설 수 있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밝게 웃었다.
"올해 자선대회를 개최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을 한 것이 사실"이라는 홍 이사장은 "내가 대표팀 감독을 하기 전부터 이 일에 심혈을 기울였다. 감독은 못 할 수 있지만 이 대회는 계속 해야 한다. 대회 개최를 결정하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주위에서 용기를 줘서 다시 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1년여의 국가대표팀 감독 생활을 통해 자신의 축구 인생에서 최악의 시간을 경험했지만 홍 감독은 여전히 축구인이었다. "다시 현장으로 돌아갈 것인지에 대해 정확한 계획은 세우지 않았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는 홍 이사장은 "책임감과 부담감에서 벗어나 정말 좋아하는 일, 좋아하는 곳에서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브라질월드컵에서 부진한 성적에 그쳤던 결과에 대해서는 "국민의 큰 성원을 받았지만 좋은 결과를 얻지 못한 것은 감독으로서 내 책임이 크다. 국민과 모든 축구팬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하지만 "한국 축구를 위해 내가 가진 능력에서는 할 만큼 다했다"면서 어떠한 아쉬움도 없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한편 홍명보장학재단이 개최하는 '하나은행과 함께하는 Share the Dream Football Match 2014'는 13일 오후 4시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올해로 12번째 대회를 맞은 이 대회는 20명의 전·현직 국가대표와 여자 국가대표 4명, 장애인 국가대표 4명 등이 참석해 축구를 통한 사랑나눔에 동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