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순서>
①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② 새 도서정가제 시행
③ 표현·언론의 자유 - 홍성담 화백 ‘세월 오월’, 손문상 화백 '공주님, 개 풀었습니다'
④ 공연 중단사태 빚은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
공연을 갑자기 취소한 이유는 4일 후 밝혀졌다. 최용석 대표는 지난 8월 2일 제작사의 공식 홈페이지에 올린 사과문에서 "일부 배우들과 오케스트라에 대한 출연료와 임금지급이 지연되고 있다. 이 공연의 프로듀서로서 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잘못했다. 반드시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약정시한이 지났음에도 미지급금을 받지 못한 배우들이 일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오엠코리아는 '두 도시 이야기'(2012~2014년)와 '친구' 등 최근 제작한 뮤지컬이 줄줄이 흥행에 실패하면서 자금난이 가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뮤지컬계는 공연 취소나 연기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상황이다. 지난 10년 새 국내 뮤지컬 시장 규모는 1천억원 대에서 3천억원 대로 커졌고, 작품수가 8배 급증했다. 하지만 작품 수만큼 관객 수가 늘지 않았을 뿐더러 관객은 특정 연령에 편중되어 있다. 송승환 PMC 프로덕션 예술총감독은 "예나 지금이나 뮤지컬 관객의 80% 이상이 20~30대 여성"이라고 했다.
공급과잉으로 제작사 간 출혈경쟁이 심해지면서 제작사는 티켓파워가 있는 몇몇 '스타 모시기'에 혈안이 되고, 창작 뮤지컬 보다는 흥행이 보장되는 라이선스 뮤지컬에 집중한다. 스타 캐스팅이 제작비 거품을 만들고, 이로 인해 제작사의 재정상태가 더욱 악화하는 악순환이 일어나지만 당장 투자금을 유치하려면 스타 기용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여러 편의 대형 라이선스 뮤지컬을 히트시킨 한 뮤지컬 제작사 대표는 "조승우, 김준수 등 티켓파워를 지닌 배우의 출연 여부가 뮤지컬의 흥행을 좌우한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뮤지컬 전문가들은 건강한 뮤지컬 생태계를 조성하려면 스타배우에 의존하거나 라이선스 뮤지컬에 치중해서는 안 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뮤지컬 창작인력을 육성해야 된다고 강조한다.
송승환 예술총감독은 지난 8월 서울 충무아트홀에서 열린 제3회 서울뮤지컬페스티벌 국제컨퍼런스(주제: 한국 뮤지컬의 미래를 말한다)에서 "현재 대학교의 뮤지컬학과는 배우 양성에 집중하고 있다. 뮤지컬계도 한국영화아카데미처럼 창작인력(작곡가와 극작가)을 집중 육성하는 뮤지컬아카데미를 지속적으로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