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콩리턴' 조현아 부사장 결국 대한항공 사표… 여론은 '냉담'

변명→사과→사퇴→사직… 욕설과 경위서 강요 논란도…관계당국 조사

전대미문의 ‘땅콩 리턴’ 사태로 여론의 따가운 질책을 받던 조현아 대한항공 부사장이 결국 퇴사를 결정했다.

대한항공은 10일 조 부사장이 본인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고 조직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전날 모든 보직에서 물러나되 부사장직 등은 계속 맡겠다고 하는 ‘무늬만 사퇴’ 발표로 사태 수습은커녕 오히려 역풍이 커지자 마지막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한항공 사표 제출로만으로 이번 사태가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지는 미지수다.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직은 버리기로 했지만 칼호텔네트워크 등 한진그룹 계열사 3곳의 대표이사직은 계속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는 지난 8일 사과문 발표가 ‘부실 사과’ 논란을 낳고 9일 보직 사퇴는 ‘꼼수 사퇴’ 비판을 받았던 전례를 떠올리게 한다.

조 부사장이 처음부터 자신이 직접 나서서 진정한 사과와 반성의 모습을 보여줬더라면 매 한 번으로 끝낼 수도 있는 일이었다.

부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역시, 사사로운 정에서 벗어나 ‘사즉생’의 대국적 결단을 했더라면 회사나 조 부사장이나 지금처럼 큰 상처를 입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번 사표 제출 건도 비록 사과나 보직 사퇴에 비해서는 분명 강도가 높아진 것이긴 하나 국민들의 가슴에 와닿는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참여연대가 10일 조 부사장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새로운 의혹 제기에 나선 것도 풀어야 할 문제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조 부사장은 사건 당시 승무원과 사무장에게 ‘이X' 등의 욕설과 막말을 했고 해당 사무장에게는 자신의 잘못임을 인정하는 내용의 경위서 작성을 강요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조 부사장은 “기내에서 다소 언성을 높인 것은 사실이나 승무원을 비하하는 욕설은 없었다는 것이 해당 승무원들의 진술”이라고 해명했다.

또 사무장에 대해서도 “인천공항에 도착한 후 본사로 이동해 2시간여 동안 면담 후 귀가했고 면담 과정에서 거짓 진술을 강요한 바는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대체적인 맥락은 같다는 점에서 국토교통부의 조사 결과와 검찰 수사가 이번 사태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재벌가의 ‘수퍼 갑질’에 대한 대중적 반감이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어서 당국으로서도 적당히 넘어가기 힘든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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