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부터 '토토가'까지…90년대 향한 사모곡

가요계서 시작된 90년대 신드롬, 방송까지 번져나가

MBC '무한도전-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 특집. (사진=MBC 제공)
90년대를 향한 연예가의 향수가 점점 짙어지고 있다.

요즘 단연 화제의 중심에 서 있는 것은 MBC 간판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 특집이다.

'토토가'는 90년대를 풍미했던 MBC 예능프로그램인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에 '나는 가수다'를 합친 것으로, 90년대 가수들이 총출동해 공연을 펼친다.

지금까지 공개된 라인업만 해도 90년대에 청춘을 보낸 이들의 가슴을 뛰게 하기 충분하다. 서태지와 김건모를 비롯, 지누션, 터보, 조성모, 김현정, 쿨, 소찬휘, S.E.S의 바다와 슈 등이 무대에 오를 것으로 알려졌다.

'토토가'의 인기는 방청 경쟁률에서 쉽게 짐작해 볼 수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된 방청자 수는 7만 5천 건에 달했다. MBC 일산 드림센터 공개홀이 750여 석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00대 1의 경쟁률을 보인 것이다.

올해는 다시 한번 90년대를 추억할 수밖에 없는 해였다. 시작은 가요계부터였다. 지오디(god), 플라이투더스카이, 서태지 등 소녀떼들을 몰고 다니던 '오빠들'이 귀환했기 때문이다.


90년대는 아이돌 가수, 뮤지션 할 것 없이 풍성했던 한국 가요계의 전성기다. 이 시기 청춘을 보낸 3040세대에게는 향수를 자극하는 오빠들의 귀환이 누구보다 반가웠을 것이다.

'엑소 902014'의 한 장면. (방송 캡처)
'토토가'뿐 아니다. 이미 많은 예능프로그램들이 90년대 앓이(?)를 계속해왔다.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아이돌 그룹 엑소(EXO)는 '90년대와 2014년의 만남'이라는 모토의 예능프로그램 '엑소 902014'에 출연했다.

90년대를 대표하는 강타, 임창정, 듀스, 플라이투더스카이 등이 출연해 엑소와 함께 음악과 지금까지의 가수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후배 가수인 엑소가 90년대 가수들의 뮤직비디오를 2014년 판으로 재해석하기도 했다.

엑소의 인기도 인기지만, 90년대 가수를 향한 세간의 관심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문화 대통령' 서태지의 컴백은 또 다른 전환점이 됐다.

9집 앨범 '콰이어트 나이트'(Quiet Night)로 돌아온 서태지는 오래된 신비주의를 벗고 대중 앞으로 한 발 다가섰다.

그 틈을 놓치지 않고 예능프로그램들은 경쟁적으로 서태지를 섭외했다. '해피투게더'를 시작으로 '뉴스룸', '슈퍼스타K', '비정상회담' 등에 연달아 출연이 성사됐다.

이례적으로 음악 순위프로그램인 '엠카운트다운' 무대 위에 오르고, 홍콩에서 열린 '2014 MAMA'에도 피처링을 도운 가수 아이유와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팬은 물론이고, 서태지와 함께 90년대를 겪었던 많은 이들이 서태지의 소통을 환영했다. 가장 빛났던 시절을 함께했던 가수가 왕성하게 활동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뛰는 것이다.

90년대를 향한 사모곡(思慕曲)은 현재진행형이다. 지금같은 분위기라면 아직 뭉치지 못한 그 시대 아이콘들의 컴백도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과연 90년대 스타들이 또 한번 그 시절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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