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소설 '허삼관…'은 어떻게 韓영화 '허삼관'이 됐을까?

시대 배경 1950, 60년대 한국으로 옮겨와…철저한 고증 마을·의상 돋보여

1950, 60년대 한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 '허삼관'의 세트 풍경(사진=두타연 제공)
중국을 배경으로 한 작가 위화의 장편소설 '허삼관 매혈기'(푸른숲 펴냄)는 어떻게 1950, 60년대 한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 '허삼관'(감독 하정우, 제작 ㈜두타연·㈜판타지오픽쳐스)으로 다시 태어났을까.

내년 1월 15일 개봉하는 허삼관은 뒤끝 지존 허삼관(하정우)이 절세미녀 아내와 세 아들을 얻으며 맞닥뜨리게 되는 일생일대의 위기를 다룬 코믹 휴먼 드라마다.

이 영화의 배경은 한국전쟁의 아픔이 채 가시지 않은 1950, 60년대 한국. 극중 허삼관이 사는 마을은 당시 서민들의 생활상을 오롯이 그려낸 것으로 알려졌다.

제작진은 방대한 자료조사를 거친 철저한 고증으로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사연을 부각시킬 수 있는 장소와 소품을 마련했다.

1950, 60년대 한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 '허삼관'의 세트 풍경(사진=두타연 제공)
이렇게 탄생한 마을에는 개천이 흐르고 그 주변에 판잣집들이 늘어서 있다. 녹슨 질감의 판잣집은 시대적 배경을 그대로 담아내 사실감을 더한다.

'군도: 민란의 시대' '타워'에 참여한 박일현 미술감독은 "전국의 시대극 촬영이 가능한 공간을 모두 둘러봤지만 우리 영화의 색깔에 맞는 배경을 찾을 수 없었기에 영화에 맞는 새 세트를 만들었다"며 "개천 주변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진을 본 뒤 하천을 이용한 비주얼을 선택했다"고 전했다.


제작진은 전남 순천과 경남 합천에 있는 오픈 스튜디오에 극중 마을을 꾸몄다.

이때 낙서 가득한 집, 나무로 만든 아이들 장난감 등으로 당시 풍경을 재현하는 한편, 영문으로 쓰여진 벽 등을 통해 전후 미국 문물이 들어오기 시작한 시대 분위기를 나타내는 데 공을 들였다.

마을과 함께 그 시대 사람들이 입던 사실적인 의복도 몰입도를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1950, 60년대 한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 '허삼관'의 세트 풍경(사진=두타연 제공)
'명량' '광해, 왕이 된 남자'의 임승희 의상감독은 "의상을 택할 때 사람들이 배경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것에 중점을 뒀다"며 "50년대는 무지패턴에 검정고무신을 신었다면, 60년대 서울을 배경으로 할 때는 패턴과 색감이 다양해지고 구두를 신는 등 도시적인 느낌이 나는 의상을 만들었다"고 했다.

영화 허삼관의 연출을 맡은 하정우는 이러한 공간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하정우는 "집과 마을에 정이 많이 들었다. 개천 자갈을 다시 깔고 물을 채우고 스태프들이 모두 고생해서 만든 공간"이라며 "다양한 캐릭터를 중심에 둔 이야기고, 그들을 모두 품을 수 있는 마을을 만들고자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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