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위원회의 참석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서청원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 비공개 부분에서 김무성 대표에게 박세일 이사장의 여의도연구원장 임명이 부적절하다고 성토했다.
서 최고위원은 "박 이사장의 임명에 대한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가 많다는 전화를 받았다"면서 "박 이사장의 임명 결정에 대해 재고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 최고위원은 친박(친박근혜계) 의원의 의견을 모아 대신 김 대표에 전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 최고위원은 이같은 주장을 하며 격앙된 모습을 보였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친박 의원들은 박 이사장의 임명에 대해 '결사 반대'를 하고 있다. 박 이사장은 한나라당 비례대표 의원이던 2005년 박근혜 당시 당 대표가 지지한 행정중심복합도시법이 국회를 통과하자, 이에 반발해 탈당과 의원직 사퇴로 '항명'한 바 있다. 또 19대 총선 때는 '국민생각'을 창당해 독자 노선을 걷기도 했다.
한 친박 중진 의원은 CBS와의 통화에서 "박근혜 대통령과의 관계 뿐 아니라, 박 이사장은 같이 행동하다가도 충돌하면 당을 나오고 또 당을 나와선 새누리당 후보와 경쟁하는 등 해당 행위를 한 배신자"라면서 강한 반감을 피력했다.
또 다른 친박계 중진 의원도 "중요한 시기에 당을 떠났던 인물에게 왜 당의 싱크탱크 수장을 맡기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김무성 대표는 "박 이사장은 대선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해서 박 대통령으로부터 감사 전화까지 받았다"면서 "또 현재는 청와대 정치 개혁 관련 위원회에 소속돼 있어 문제가 없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회의석상에서 양측 간 언쟁이 빚어졌다는 주장도 나왔다.
새누리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은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어 박 이사장을 신임 원장으로 의결했고, 최고위에서 최종 승인만 남겨둔 상태다.
김 대표는 지난 3월 전임 원장이었던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이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자리를 옮긴 뒤 10달 째 공석인 이 자리를 연내에 임명하기 위해 조속한 시일내 최고위 의결을 거칠 방침이었다.
그러나 친박 의원들의 반발로 이날 여의도 연구원장 임명건이 최고위에 안건조차 오르지 못했고, 다음 주에도 안건으로 올라갈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