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나이', 언제까지 걸그룹 인기에 기댈건가

[기자의 창] 정체성 혼란…인기도 단발성으로 그쳐

여군 특집 1기에 대한 반응은 좋았다. (사진=MBC 제공)
올해 MBC '일밤-진짜 사나이(이하 진짜 사나이'의 신의 한 수는 단연 여군 특집이었다. 라미란, 홍은희, 김소연, 지나, 맹승지, 박승희, 걸스데이 혜리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만들어낸 부사관 후보생 체험기는 큰 화제를 모으며 오랜만에 '진짜 사나이'를 대중의 입에 오르내리게 했다.

특히 혜리의 공이 컸다. 그의 '필살 애교'는 아직까지 회자될 정도이며 다수의 CF를 촬영하는 등 단숨에 주가가 올랐다. 하지만 정작 '진짜 사나이'에 대한 반응은 금방 시들해져 버렸다.

이후 새 멤버를 투입했고, 신병 특집 등을 연이어 선보였지만, 여군 특집과 비교했을 때 파급력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또 여러 가지 시도가 이어지다 보니 프로그램의 전개가 뒤죽박죽 엉켰고, 이제 시청자들은 '진짜 사나이'를 보면서도 누가 진짜 멤버인지도 헷갈리는 상황이 됐다.


이렇다 보니 제작진은 다시 한 번 걸그룹 카드를 매만지기 시작했다. 내년 초 여군 특집 2기 멤버들이 입소해 촬영을 진행한다고 밝힌 상태고, '제 2의 혜리'를 꿈꾸는 수많은 걸그룹 멤버와 여배우들이 이 자리를 탐내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온다.

오는 28일 방송에서 멤버들은 걸그룹 섭외를 위해 직접 나설 예정이다.(사진=MBC 제공)
이에 앞서 오는 28일 방송에서도 걸그룹이 프로그램을 재미를 이끄는 소재로 등장할 전망이다. 후임들이 전역을 앞둔 '말년 병장' 멤버들의 소원을 이뤄주기 위해 개인 인맥을 총동원 걸그룹 섭외에 발 벗고 나선다고 한다. 후임들은 시크릿 전효성, 걸스데이 혜리, 에이핑크 박초롱, 씨스타 보라를 섭외하기 위해 애썼다는 후문이다.

걸그룹이 또다시 얼굴을 내밀게 될지, 단순히 전화를 통한 목소리 출연만 할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진짜 사나이' 제작진이 프로그램의 화제성을 위해 걸그룹이라는 소재를 꺼내 들었다는 점은 분명하다.

군대라는 조직과 걸그룹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 맞다. 프로그램 초반 이들의 등장이 활력을 더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상급 부대 출신을 제외하고 실제 군생활에서 걸그룹의 위문 공연을 받아본 이는 많지 않다. 그만큼 공감대와 멤버들에 대한 동질감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진짜 사나이'는 연예인들이 군부대를 직접 찾아 그들의 훈련과 일상을 직접 체험하는 리얼 버라이어티다. 멤버들과 실제 군 장병들간의 끈끈한 의리와 정을 보여주던 방송 초기의 모습은 어디로 사라진걸까.

슬럼프 극복을 위해 프로그램 자체의 기본 취지와 정체성을 잃어가는 '진짜 사나이'. 이같은 선택이 '제 2의 혜리'를 만들 수 있을지는 몰라도 프로그램 자체의 동력을 살릴지는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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