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의 벽 앞에 선 그대 "무엇을 선택할 텐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분쟁 다룬 영화 '오마르' 인간의 조건 성찰

벽화가 그려진 높다란 벽의 하단 한 가운데, 한 남자가 얇은 줄에 의지해 벽을 오르고 있다.


그의 이름은 오마르, 분쟁의 땅 팔레스타인의 제빵사다. 그는 여자친구 나디아를 만나기 위해 총알이 빗발치는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의 기나긴 장벽을 수시로 넘나든다.

그러던 어느 날 오마르는 친구들과 함께 이스라엘 군부대를 습격하는 일에 가담하기로 한다.

하지만 그는 결국 이스라엘 비밀경찰에게 붙잡히게 되고, 협박과 강요에 못 이겨 이중첩자가 되는 조건으로 풀려난다.

비밀경찰과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벌이게 된 오마르는 절박한 상황에서도 우정과 사랑 그리고 평범한 삶을 지켜내기 위해 애쓴다.

이중첩자의 덫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다시 장벽 앞에 선 오마르는 상상도 못한 비밀, 거짓말과 대면하기에 이른다.

영화 '오마르'(수입 감픽쳐스)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 분쟁의 한 가운데 선 평범한 남자의 시선을 통해 인간의 조건에 대해 성찰한다.

이 영화는 평범한 일상을 지키기 위해 이스라엘의 이중첩자가 된 주인공 오마르의 선택을 테러와 비밀경찰, 우정과 배신 속에 녹여내며 충격과 여운을 전달한다.

팔레스타인계 이스라엘인 감독인 하니 아부 아사드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팔레스타인 주민들 사이에 세워진 장벽이 몸은 물론 마음까지 억압해 사람들 사이의 신뢰관계를 무너뜨리고 있는 현실을 담아냈다.

영화 오마르는 2013년 열린 제66회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심사위원상을 비롯해 세계 유수 영화제에 초청돼 평단의 찬사를 받은 작품으로, 내년 2월 국내에서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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