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교사 김형식, 박원순 등 팔아 수억씩 꿀꺽

검찰, 피살 재력가에게 공무원 청탁 명목 5억 뇌물수수 혐의 추가 기소

서울 강서 재력가 피살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김형식(44) 서울시의원에게 뇌물수수 혐의 등을 적용해 추가 기소했다.

김형식 의원은 친구를 시켜 재력가 송모(67)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지난 10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항소했다.

서울남부지검은 "부동산 용도 변경과 관련 ‘공무원에게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5억여 원을 수수한 혐의 등으로 김 의원을 전날 추가 기소했고 추징보전청구도 했다"고 31일 밝혔다.

김 의원은 2011년 12월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건네겠다'며 2억 원을 가져간 것을 비롯해 2010년 12월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에게 2억 원, 시의회 상임위원장에게 5천만 원, 구청장에게 5천만 원 등 모두 5억여 원을 송씨에게서 받아 챙긴 혐의다.

1심 재판에서 공개된 피살된 송씨의 금전출납기록 ‘매일기록부’를 보면 ‘11/12/20 2억 가져감 차용증 받고 박원순 시장 건’ 등으로 적힌 기록이 등장한다.

검찰은 이 같은 '매일기록부'와 차용증을 토대로 김 의원이 차용증을 쓰고 로비 자금 명목으로 받은 돈을 고스란히 김 의원 본인이 챙긴 것으로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 의원이 서울시장 등에게 '건넨다'는 취지로 빌리고 차용증을 쓴 것이지, 직접 '건넸다'는 표현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전·현직 서울시장 조사 건에 대해선 "조금이라도 단서가 있어야 수사를 하는데 그렇지 않았다"면서 "서면으로라도 조사를 할까 고민을 했지만, 증거법적으로 무의미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검찰은 김 의원이 송씨와 경쟁 관계에 있는 웨딩홀 업체의 신축을 저지시켜주는 청탁과 함께 4천만 원을 받은 혐의도 더했다.


김 의원은 또 철도부품업체인 AVT사 대표로부터 정치자금 명목으로 3천만 원을 받은 것을 비롯해 건설회사로부터 공사 수주와 관련해 공무원 청탁 명목으로 13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검찰은 매일기록부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는 송씨 유족은 입건유예하기로 했다.

“매일기록부를 훼손한 경위에 참작할 사유가 있고, 매일기록부가 증거로 인정된 점 등을 고려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앞서 송씨의 아들은 지난 3월 사건 발생 직후 경찰에게 매일기록부 원본을 임의제출한 뒤 이를 돌려받아 검찰에 다시 제출하기 전 수정액으로 현직 검사를 비롯해 공무원과 정치인들의 금품 수수 기록을 지우거나 별지를 찢은 혐의를 받고 있다.

송씨 아들은 당시 검찰 조사에서 “검사나 공무원들의 직책으로 볼 때 충분히 문제가 되겠다고 판단해 장부에 손을 댔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씨의 매일기록부에 등장하는 A 검사는 지난 8월 대검찰청 감찰을 통해 면직처분됐다.

매일기록부에는 2005년부터 2011년까지 10차례에 걸쳐 A 검사에게 1780만원을 건넨 것으로 적혀 있다.

금품 수수 혐의에 대해 A 검사는“송씨를 몇 차례 만나 식사를 함께 한 적은 있지만, 금품을 받은 사실은 없다”고 강력히 부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A 검사 이외에도 매일기록부에 금품을 받은 것으로 등장하는 경찰·구청·세무공무원이 각 수십 명이었지만, 대부분 액수가 20~30만원으로 소액인데다가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밝혔다.

검찰은 “공소시효가 남은 사람들의 경우 석 달 동안 계좌추적을 벌였지만 유의미한 게 없었고 돈을 준 송씨가 사망해 형사 처분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검찰은 ‘청부살인의 배후에 신기남이 있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려 새정치민주연합 신기남 의원으로부터 고소를 당한 네티즌은 벌금 200만 원에 약식기소했다.

함께 피소된 기자 2명에 대해선 신 의원이 고소를 취하했거나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 재판에 넘기지 않았다.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