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러당한 만화가들 직접 만났었는데... 충격 커
- 샤를리 엡도, 전통과 권위 자랑하는 좌파언론
- 이슬람뿐만 아니라 기독교도 풍자/비판
- 성역없이 풍자하는 게 샤를리 엡도 전통인데
- 끊임없이 신변 위협 받는 게 시사만화가의 일상
- 2014년엔 처음으로 우파시민단체에 고소당하기도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1월 9일 (금)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손문상 (시사만평가)
◇ 정관용> 프랑스의 시사만평 주간지 ‘샤를리 엡도 테러사건’. 그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물결 전 세계로 퍼지고 있고요. 특히 유명 만평작가들이 이 테러에 항의하는 그림도 잇따라 발표하고 있습니다. 이 시사만평에 대한 테러와 협박 그리고 공격, 먼 나라 프랑스 얘기만이 아닙니다. 우리나라의 시사만평가들도 많은 사람들의 갖은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는데 2014년 지난해 올해의 시사만화상을 수상한 프레시안의 손문상 화백에게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손 화백, 나와 계시죠?
◆ 손문상> 네, 안녕하십니까? 손문상입니다.
◇ 정관용> 별로 안녕치 못하시죠?
◆ 손문상> (웃음) 네.
◇ 정관용> 이번 사건에 대한 소회부터 한 말씀 해 주시면요?
◆ 손문상> 저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충격적이었고요. 일단 저는 개인적으로 지금 4명의 시사만화가뿐만 아니라 거기서 이번에 변을 당하신 모든 분들을 아무튼 기리면서 나름대로 애도의 기간을 설정해서 자숙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 시사만화가 네 분이 이번에 목숨을 잃었는데 그분들을 직접 만나신 적이 있다고요?
◆ 손문상> 네. 프랑스 남부, 중부 지방에 르모쥬라고 하는 지역에 작은 도시에서 한 30년이 넘게 ‘세계시사만화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저희 한국의 시사만화가들도 르모쥬에 한 4, 5년전부터 줄곧 참여를 해 왔었는데요. 2012년도에 갔을 때 세계시사만화축제에서 이번에 변을 당하신 볼린스키나 카뷔나, 이런 분들하고 눈인사, 손인사 나누고 명함 나누고 인사도 나누고 그런 기억이 있습니다.
◇ 정관용> 프랑스 르모쥬 세계시사만화축제에서 만나봤었다?
◆ 손문상> 네.
◇ 정관용> 이분들의 작품도 계속 접해 오셨던 거죠, 그러니까?
◆ 손문상> 제가 파리도 그래서 두 번 정도를 참여를 했었는데요. 2011년도하고 2010년도에 다녀왔었는데 그때 파리에서 샤를리 엡도 주간지를 사서 보고 그쪽 관계자들, 저희 요새 코디해 주시는 분들하고 이 잡지의 성격이나 역사에 대해서 좀 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샤를리 엡도라고 하는 주간지, 만화로 중심으로 된 주간지는 사실상 먼저 전에는 신문이 있었습니다. '하라 키리(Hara-Kiri)'라고 하는 60년 뒤에 창간된 좌파 신문이 있고요. 그리고 중간에 사실상 프랑스 내부에서 일전에도 제가 한번 말씀드린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정부가 관련돼서 보도 통제를 하고 그것으로 인해서 개폐간과 소위 말하는 삐라 사건이 있었던 검열과 통제와 관련해서 검열이 있었던 거의 70년대 마지막 부분을 장식했던 드골 장군의 비하와 관련된 내용이 바로 이 작품입니다. 그때는 하라 키리라고 하는... 그이후에 하라 키리에서 샤를리 엡도로 이름을 바꾼 게 70년대이고 그때 드골 장군의 죽음에 관련돼서 비하했던 내용으로 내무부 장관에 의해서 폐간 명령을 받았던 신문사죠. 그이후에 샤를리 엡도로 이름을 바꾸고 80년대 때 잠시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해서 잠시 휴간을 했다가 92년도에 새롭게 다시 발행을 시작했는데 그때도 이제 프랑스 사회에서 미테랑 대통령조차도 샤를리 엡도가 발행됐다는 것에 대해서 ‘이제야 샤를리 앱도가 돌아왔군’이라고 하는 말을 남겼을 정도로 아주 유명한 신문이고요. 사실상 이 샤를리 엡도는 1977년 정도부터 유럽세력, 극우세력의 중동을 비판하면서 진보진영의 이데올로기를 반영하는 언론사로서 다시 새롭게 자리잡기 시작한 그런 좌파전문 신문이죠.
◇ 정관용> 상당히 상징적인 의미가 있는 언론사로군요?
◆ 손문상> 아, 그럼요. 만평으로 만든 주간지인데 모든 영역에서 시사만화로 프랑스 사회의 여러 현안들에 대해서 다루고 있고 물론 이제 이번에 모하메드를 풍자한 그림들이라든가 이슬람에 대한 문제, 성역없는 비판뿐만 아니라 나머지 베네딕토 교황에 대한 문제거나 프랑스 사회에서 우파정책들이 가지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들을 과감하게 아주 신랄하게 풍자해왔던 전통이 있는 좌파 신문이죠.
◇ 정관용> 김정은도 등장을 했더라고요, 여기에.
◆ 손문상> 네.
◇ 정관용> 그런데 한국에서도 우리 손 화백도 직접 협박을 당하고 이러신 적이 많아요?
◆ 손문상> 그건 대체로 오랫동안 시사만화를 해오는 과정 중에 특히 이제 인터넷 안에서 댓글이 시작된 이후로 댓글에 달린 내용들이 방송에서도 밝힐 수 없을 정도로 과격한 내용들이 많이 있었죠. 오늘 글을 하나 쓴 것 안에서도 비교적 그런 것 중에 좀 쓸 수 있을 만한 것들을 앞에 제시하면서 글을 썼던 기억이 있는데요.
◇ 정관용> 좀 온건한 것 한두 개만 소개해 주시면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 손문상> 뭐 제 손목을 자르고 싶다라든가.
◇ 정관용> 아...
◆ 손문상> 뭐 불을 싸질러 죽이고 싶다라든가 그런 말들이 있었죠.
◇ 정관용> 그런데 그거보다 더 격한 것들이 훨씬 더 많다?
◆ 손문상> 그렇죠.
◇ 정관용> 그런 게 댓글 형태로 나오는 것이고 그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신변에 위협을 가하겠다라고 협박하거나 전화나 이런 것은 혹시 없었습니까?
◆ 손문상> 한두 통 기억이 나지는 않은데 이게 시사만화가들이 가지고 있는 숙명적인 부분이 있어서 대체로 이런 부분들을 걸러내죠. 우리 스스로 좀 그런 부분들을 걸러내고 안정을 찾아가고... 어차피 계속 매일매일 그림을 그려야 되는 사람들이니까 사실 이런 부분에 대한 스트레스를 일상화 시켜서 가져간다라고 하면 작업 자체도 굉장히 불가능하고요.
◇ 정관용> 그러면 자기 검열이 심해지겠죠, 그렇게 되면.
◆ 손문상> 일정하게 그런 것도 있는데 그 부분조차도 또 항상 경계해야 되는 중요한 내용 중의 한 부분이죠.
◇ 정관용>그렇죠.
◆ 손문상> 그래서 비판의 정도를 내가 스스로 제한한다든가 이렇게 되지 않으려고 저뿐만 아니라 많은 시사만화가들이 애쓰고 있습니다.
◇ 정관용> 이런저런 격한 반응과 위협, 협박 이런 게 있어도 애써 무시하시는군요?
◆ 손문상> 그게 제가 배운 바로써 시사만화라고 하는 세태에 대한 풍자와 비판 그리고 그것이 일정하게는 또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그런 입장에 서서 사실을 바라봐야 되는, 마치 어떻게 보면 언론의 고전적인 측면에서의 정신적인 측면들을 아직도 우리 사회의 미디어 환경에서는 굉장히 그런 가치들을 이렇게 집중적으로... 어차피 일 자체가 그러니까 가질 수밖에 없는 시사만화가들이라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고소·고발도 여러 차례 당하셨나요?
◆ 손문상> 고소·고발을 당한 것은 사실상 25년 시사만화 경력 기간 중에 작년에 처음 당해봤고요.
◇ 정관용> 작년에는 어떤 혐의로 누가 고소했나요?
◆ 손문상> 어떤 다른 단체에서 어떻게 약간 우파적인 단체에서 활동하시고 그쪽 미디어에서 활동하시는 어떤 분이 심상진 씨라고 하시는 분인데요. 그분은 저뿐만 아니라 조국 교수나 그밖에 여러 분들을 계속 고소·고발을 해 왔던 분으로 알고 있고요. 국가원수를 모독하고 명예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대검찰청에 고발된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고발됐고 아직 조사를 받거나 그러지는 않으셨고?
◆ 손문상> 네, 아직까지는 조사받은 바는 없습니다.
◇ 정관용> 지금 지난 한 10여 년 사이에 국내 일간지나 이런 데서 시사만화가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 이유는 뭡니까?
◆ 손문상> 바로 이런 부분이 지금 현재 시사만화뿐만 아니라 시사만화가들이 다 처한, 미디어 환경에 처한 위기일 수도 있겠는데요. 시사만화가가 가지고 있는 그런 비판 정신하고 뭐랄까요, 언론의 상업적 이해관계가 계속 상충돼서 부딪혀 온 과정이고 물론 주류 미디어 안에서는 그분들의 어떤 방침에 맞는 그런 성격의 시사만화를 작업하시는 분들이 나오면 충분히 쓸 수 있겠지만 또 입맛에 맞는 시사만화가들도 이걸 잘 그리고 훌륭하게 풍자정신을 나타낼 수 있는 시사만화가들이 이렇게 나타난다라는 게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그리고 또 사실상 시사만화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과 자사의 보도 방침이 상충할 때 그걸 편집부 내부에서 걸러내고 또 혹은 어떤 장치들을 마련하고 그리고 그런 관계를 유지하는 일이 사실상 오래 지속되다 보면 시사만화가들도 불편하기는 하지만 그걸 관리하고 통제하려고 하는 편집부 안의 관리자들도 사실상 그런 부분이 굉장히 스트레스이기는 하죠.
◇ 정관용> 그러다 보니 그냥 아예 없애버린다?
◆ 손문상> 사실상 그런 쪽을 좀 택한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풍자정신을 기본으로 하는 시사만화, 시사만평이라고 하는 것은 어쩔 수 없이 가난한 자, 힘없는 자 편입니까? 힘 있는 자, 돈 많은 자의 편에서는 시사만평도 있기는 있나요?
◆ 손문상> 뭐 그렇게 그릴 수, 사실 있다고는 보는데요. 글쎄요, 저는 저널리즘의 기본 정신이라는 게 어떻게 그 사회를 감시하고 비판을 하면서 힘 있는 자의 편에 설 수 있는지는 저는 이해가 안 되고요. 시사만화 자체가 시작된 성격 자체도 그렇지가 않습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외국에서도 그런 사례를 보기는 어렵죠? 힘 있는 자 편에 서는 만평은?
◆ 손문상> 그렇죠.
◇ 정관용> 불가피하게 이렇게 무언가로부터 위협당하고 공격당할 수밖에 없지만 그걸 또 스스로 감내해야 작업을 이어갈 수 있는 게 시사만평가의 숙명이로군요.
◆ 손문상>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여기까지 말씀 듣고 아무쪼록 이번에 희생되신 분들의 명복을 같이 한번 다시 빌겠습니다. 오늘 고맙습니다.
◆ 손문상>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네, 시사만화가 프레시안의 손문상 화백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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