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이순신' VS 朴 '정치력' VS 李 '중산층'

제주서 첫 합동연설회…당권 놓고 차별화 경쟁

왼쪽부터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 문재인 의원, 이인영 의원. (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새정치민주연합은 10일 제주 상공회의소에서 첫 전국 순회합동연설회 열고 2.8전당대회를 향한 본격적인 레이스를 시작했다.

예비경선을 통과한 당대표 후보인 문재인·박지원·이인영 의원은 대의원을 상대로 공식적인 연설을 하는 첫 자리다.

맨 처음 마이크를 잡은 문 의원은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을 거론하며 '이기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문 의원은 이순신 장군이 '금신전선 상유십이'(今臣戰船 尙有十二·'신하에게는 아직 열두척의 배가 남아있습니다'라는 뜻)라는 어록을 남긴 명량해전과 원균 장군이 2백척의 배로 패배한 칠천량 전투를 비교하며 "무엇이 그렇게 승부를 갈랐느냐"며 "바로 장수이다. 장수의 리더십이다"라고 말했다.

문 의원은 "이순신 장군은 병사들에게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줬다. 백성들이 따르고 도왔다. 적이 두려워하는 장수였다"라며 당에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제가 당원 동지들로부터 받았던 특별한 사랑을 총선 승리로 보답하겠다.
기필코 정권교체 이루겠다"고 다짐하면서 "정치 생명을 걸었다"며 비장한 각오를 내비쳤다.

문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서는 "유족의 가슴을 헤집어 놓고 화해와 통합을 말할 수 없다"며 "올해만큼은 4.3 위령제에 꼭 참석해 4.3 영령들과 유족들을 위로해 달라"고 요청했다.


두번째로 단상에 오른 박지원 의원은 정치 경험과 정치력을 내세우며 정국 주도권을 잡겠다고 약속했다.

박 의원은 "저는 두 번의 원내대표, 비대위원장을 했고 당 지지율 38%의 신화를 만들었다"며 "싸울 때는 싸우고, 감동적인 협상을 이끌어낼 사람이 누구냐"고 경쟁자와 차별화를 꾀했다.

그는 전대에 정치생명을 걸었다는 문 의원을 겨냥해 "2.8 전당대회는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전당대회이지, 개인의 정치생명을 결정하는 전당대회가 아니"라며 "당도 살고, 대통령 후보도 사는 당원승리의 전당대회가 돼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박 의원은 또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가장 무서워한 사람도 저 박지원"이라며 "대표가 되면 정국을 확실하게 주도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당내 계파주의에 대해선 "계파가 없기 때문에 친노-비노의 무한 대립을 깨는 강한 야당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연설에 나선 이인영 의원은 비정규직 등 현실 경제에 초점을 맞추며 중산층·서민의 신뢰회복을 강조했다.

그는 "절체절명의 이 시간, 사느냐 죽느냐의 길에서 대권당권 논쟁, 당명개정 논란은 모두 허깨비"라며 "먹고 살기 어려워 하루하루를 겨우 버텨내는 국민들은 우리당의 누가 대권후보가 되든, 누가 당권을 잡든, 그리고 우리당 당명이 무엇이든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이어 예비경선 직후 농성중인 노동자와 대학생들을 찾은 사실을 언급하며 친(親)서민·중산층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이 후보는 "국민들은 우리당 전당대회를 통해 '월급쟁이들의 소득을 올려주겠다', '집권하면 최저임금 1만원 시대를 열어 누구에게나 아름다운 저녁을 보장하겠다', '비정규직을 줄여 젊은 미생들의 고단한 삶을 해결하겠다', '대북투자를 과감히 벌여 한국경제의 활로를 뚫겠다' 이런 다짐을 듣고 싶어 한다"며 "저는 그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역주의 타파와 세대교체론과 앞세워 박 의원과 문 의원을 압박하기도 했다.

박지원 후보를 향해 "1970년대 혜성처럼 나타난 김대중 대통령처럼 우리당이 제2의 김대중을 만들 수 있도록 도와주셔야 한다"고 했고, 문재인 후보에 대해선 "지금이라도 계파의 울타리를 박차고 나와서 패기와 열정으로 가득 찬 우리당의 젊은 신진들이 성장하도록 기득권의 횡포, 특권과 반칙을 막아내는 파수꾼이 되어주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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