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과 2015 호주 아시안컵 조별예선 1차전을 1-0 승리로 장식한 '슈틸리케호'는 13일 쿠웨이트와 2차전에서 승리할 경우 사실상 8강 진출을 확정한다. 개최국 호주와 3차전이 A조 1, 2위를 다투는 사실상의 최종 승부다.
A조 1위로 8강에 진출할 경우 대표팀은 멜버른으로 이동해 22일 B조 2위와 준결승 진출을 다툰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동시에 회복까지 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하지만 A조 2위로 8강에 가면 이동 없이 브리즈번에 남아 B조 1위를 상대할 수 있다. 경기 역시 23일로 하루의 여유가 더 있다.
하지만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조 1위를 원한다. 오만을 1-0으로 꺾은 슈틸리케 감독은 쿠웨이트와 호주를 모두 꺾어 A조 1위로 8강에 진출, 멜버른으로 이동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과연 왜 그럴까.
다른 조의 경기를 통해 브리즈번 스타디움의 경기장 상태가 좋지 않다는 것을 확인한 슈틸리케 감독은 “잔디 사정이 좋지 않은 경기장은 우리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조 1위를 해야 하는 분명한 이유”라고 말했다.
2015 호주 아시안컵의 개최도시 5곳 가운데 브리즈번은 시드니 다음으로 웅장한 경기장 규모를 자랑한다. 브리즈번 스타디움은 호주 A-리그의 강호 브리즈번 로어FC의 홈 경기장으로 사용되는 경기장이다. 그러나 축구보다 럭비가 더 인기인 호주의 특성상 축구전용구장이 아닌 다목적 경기장으로 만들어져 럭비 경기도 열리는 탓에 잔디 상태가 예상보다 좋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은 부임 후 높은 점유율을 유지해 승리하는 방식으로 대표팀 경기를 운영했다. 이를 위해서는 원활한 패스가 반드시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 상태가 좋은 경기장의 잔디도 필수적이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여러 장점이 있는 브리즈번보다는 잔디 상태가 나은 멜버른을 선택했다.
슈틸리케 감독이 조 1위를 선호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8강전 이후를 대비하기 위함이다. ‘슈틸리케호’가 8강에 진출하면 B조 팀들과 준결승 진출을 다투게 된다. 중국과 우즈베키스탄, 북한, 사우디아라비아가 포진한 B조에서 아무래도 쉬운 승리를 거둬야 준결승을 수월하게 치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이 때문에 B조 1위보다는 2위를 상대로 선택했다.
남은 2경기 결과에 따라 A조 1, 2위가 결정되는 만큼 슈틸리케 감독은 13일 쿠웨이트전과 17일 호주전 승리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조 1, 2위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승점을 조금이라도 더 따서 1위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