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경기장에서 경기했거나 앞둔 각국의 감독들은 물론, 호주 선수까지도 잔디 상태에 상당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말 그대로 자타가 공인하는 2015 호주 아시안컵 최악의 잔디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선코프 스타디움의 잔디 상태가 좋지 않기 때문에 호주와 조별예선 3차전에서 반드시 승리해 조 1위로 8강에 진출해 브리즈번이 아닌 멜버른에서 다음 경기를 치르겠다는 분명한 출사표를 던졌다.
알랭 패랭 중국 감독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조별예선 1차전을 마친 뒤 “너무 너무 너무 너무 나쁘다(very very very very bad)”며 선코프 스타디움의 관리가 부족한 잔디 상태를 지적했다.
심지어 호주의 공격수 로비 크루스(레버쿠젠)조차 자국 언론과 인터뷰를 통해 “브리즈번 스타디움의 잔디 상태가 좋았던 적이 없다. 잔디 상태가 국제 기준에 적합하지 않을 수준이라 망신스럽다”고 혹평하며 “호주와 한국 모두가 힘든 경기를 치르는 만큼 잔디 상태로 (결과를) 변명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여기저기서 계속 불만이 쏟아지고 있지만 경기는 예정대로 열린다. 우리 대표팀은 물론, 호주 역시 선코프 스타디움에서는 한 차례도 훈련하지 못하고 경기를 치러야 한다는 점에서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 어차피 두 팀 모두 8강 진출을 일찌감치 확정한 상황에서 조 1, 2위를 결정할 마지막 승부다.
호주전을 앞둔 대표팀은 앞선 2경기에서 다소 부족했던 모습을 말끔히 씻는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번 아시안컵에 출전한 공격수 가운데 가장 경험이 풍부한 이근호(엘 자이시)는 “나 때문에 골 결정력에 대한 이야기가 많을 것 같다. 오랜만에 풀 타임 경기를 뛰면서 힘들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머쓱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 “브리즈번의 잔디를 정확히 보지는 못했지만 과거 경험했던 다른 아시아 국가의 잔디보다는 상태가 좋을 것 같다”면서 “잔디가 한국과 달리 짧기 때문에 그라운드에서는 훨씬 빠르게 느껴진다. 그래도 한 두 경기를 경험했기 때문에 우리 선수들이 어느 정도 적응을 마쳤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태극마크를 달고 처음 국제무대에 나선 이정협(상주)도 “브리즈번 경기장에 직접 가보지는 못했지만 다른 팀 경기를 보니 잔디 상태가 확실히 좋지 않다”면서 “물기가 있어 미끄러지는 것을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평소와는 다른 축구화를 신는 등의 분명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앞서 치른 2경기에 모두 교체 출전해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이정협은 “평가전과 달리 확실히 큰 경기라 긴장도 되고 확실히 달랐다. 그러다 보니 긴장이 되면서 몸이 경직됐다”면서 “솔직히 찬스가 오면 골을 넣고 싶은 것이 공격수의 마음이다. 남은 기간 잘 준비해서 다음 경기부터는 공격수로서 해결하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선전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