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때문에 울리 슈틸리케 축구대표팀 감독은 물론, 여러 참가국 감독의 비난이 쏟아졌다. 오죽하면 호주 대표팀의 공격수 로비 크루즈(레버쿠젠)까지 비난 대열에 동참했다.
하지만 17일 열린 한국과 호주의 조별예선 A조 3차전에서 선수들의 경기력에 가장 방해가 된 것은 관리가 엉망이었던 잔디가 아니었다.
한국이 호주를 1-0으로 꺾은 이 경기의 최우수선수(MOM)으로 선정된 기성용은 "호주가 브라질월드컵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아시아 최고 수준이었다"고 평가한 기성용은 "아시아 최강의 팀이 맞붙은 오늘 경기는 상당히 치열했다. 그래서 나와 동료들은 120% 최선을 다했고, 결국 승리했다"고 기뻐했다.
이어 "경기 전 브리즈번의 잔디가 상당히 문제라고 했지만 실제 경기에서 나를 괴롭힌 것은 쉴 새 없이 날아드는 날벌레였다. 다른 경기장은 이곳보다 잔디 상태가 좋다고 들었다. 이제는 잔디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너스레를 떨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오늘 경기는 내게는 더욱 특별했다"면서 "어려서 브리즈번에서 자랐기 때문에 친구들이 많은 이곳에서의 경기는 내게 더욱 각별했다. 결과까지 좋아 기분이 더 좋다"고 활짝 웃었다.
당초 이 경기는 한국과 호주 모두 8강 진출을 확정한 상황에서 열려 결과가 크게 중요하지 않다는 분석이 따랐다. 하지만 기성용의 생각은 달랐다.
"이 경기의 결과가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지만 나는 간절히 이겨서 1위로 조별예선 통과하고 싶었다"는 기성용은 "이 경기는 아시아 최고라는 자부심이 걸려 있었고, 결국 우리가 승리했다. 이제 우리는 이 경기에서 얻은 자신감과 함께 매 경기 승리해 목표인 우승을 이룰 수 있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