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지지추락 친박계 비상 "인적쇄신 귀 기울여야…"

"개혁과제 하나도 못하고 식물정부 될 수도 "

지난 12일 오전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생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정윤회 문건파문의 소용돌이를 거쳐, 박근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마저 국민들의 기대와 동떨어진 것으로 나타나자 새누리당 내 친박근혜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한국갤럽이 조사한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취임 첫해의 거의 반토막 수준인 35%까지 떨어진 것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은 물론 충청,강원 등 중부권 현역의원들에게는 당장 발등의 불이다. 50대와 대구.경북 지지율도 요동치고 있는 만큼 영남권 의원들도 마음이 편할 리 없다.

박근혜 대통령을 만드는데 공헌했던 친박계 내부에서는 공개적인 발언은 자제하더라도 대통령이 인적쇄신을 요구하는 여론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는 생각은 숨기지 않는다.

친박계의 한 중진의원은 "국민들의 지지율이라는게 수시로 변하는 것이기는 하지만 이번에는 심상치 않다"면서 "야당이 전당대회를 위해 전국을 순회하면서 대통령을 공격하면서 생긴 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럴 때는 조금 둘러서 가는 것도 방법"이라면서 "대통령이 3인방을 막무가내로 싸고 도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여론의 표현으로 생각된다"며 인적쇄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이제는 (대통령이) 소통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면서 "이번 지지율 보도를 보며서 큰일났다. 결국은 개혁과제를 하나도 못하고 식물정부가 되고 말 수도 있다"며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대표적인 친박계로 통하는 한 전직 의원은 "친박계 내부에서 누가 세게 이야기 할 수 있느냐의 문제이지 (친박계도) 국민들과 느끼는 것은 비슷할 것"이라고 에둘러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다른 친박계의 한 중진의원은 "35%는 처음"이라면서 "인적개편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요구수준이 있는데 지난번 신년회견에서 이를 거부한데 대한 반발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른바 문고리 3인방에게 꼭 어떤 잘못이 있어서가 아니라도 새로운 사람으로 분위기를 바꿔서 해달라는게 국민들의 바람으로 해석된다"면서 "인적개편의 폭을 크게 하되 속도도 좀 더 빨리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이쯤 되면 대통령에게 진언을 하는 것이 맞다고 본다. 충정에서 드리는 것이니 이해할 것"이라면서 "적어도 중폭 정도의 개각은 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사평론가인 용인대 최창렬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락하고 특히 연령별로는 50대, 지역적으로는 대구, 경북의 지지율 하락을 친박계도 중요한 신호로 해석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친박 내부, 특히 수도권,중부권 의원들이 더욱 조급한 이유는 총선이 당장 1년 3개월 앞으로 다가온데다, 선거의 여왕이란 별칭을 안겨준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더이상은 당선의 보증수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친박계가 좀 더 분명한 목소리를 낼 지, 박 대통령은 이에 어떻게 화답할 지가 향후 신년초 정국의 주요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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